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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장민재가 두 경기만에 선발 눈도장을 받았다. 잘 던졌기 때문이고, 다른 대안도 없다. 장민재는 지난 8일 팀의 6연승 신바람에 다리를 놨다. KIA를 상대로 선발 5⅔이닝 4안타 3탈삼진 3실점(2자책). 승리를 거둘만한 호투였지만 승패없이 물러났다. 정근우의 역전 스리런 홈런으로 팀이 5대3으로 승리한 뒤 김성근 감독은 "장민재가 호투했는데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미안하게 됐다"고 말했다. 잘 던지던 중 팀실책(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에서 포수 조인성이 볼을 더듬었다)이 빌미가 위기가 커져 아쉬움이 없진 않다.
몸쪽은 큰 것으로 연결되는 위험한 곳이다. 하지만 이 가시밭길을 걷지 않으면 꽃길도 없다. 장민재는 이날 99개의 볼을 던졌다. 직구는 63개를 던져 최고 142㎞가 나왔다. 커브가 19개, 슬라이더가 10개, 체인지업이 7개다. 포피치지만 피칭의 근간을 이루는 것은 직구다. 150㎞ 이상이 아니면 강속구 대접을 못받는 현실에서 140㎞대 초반의 볼은 빠른 편이 아니다. 그럼에도 장민재의 볼에는 힘이 있다. 언제든 과감하게 몸쪽을 후벼파는 대담함이 있기 때문이다. 이날도 KIA선발 지크와 장민재는 같은 이닝(5⅔)을 소화했다. 장민재는 99개, 지크는 올시즌 최다인 120개를 던졌다. 제구력 차이가 있었지만 장민재를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장민재는 지난 2일 SK전에서는 80개의 볼로 7이닝을 버텼다. 효과적인 투구다. 몸쪽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장민재는 2009년 2차 3라운드 22순위로 한화 지명을 받았다. 지난해까지 병역 2년을 제외하고 3시즌 동안 2승7패에 그쳤다. 올시즌 1승2패에 평균자책점 3.97. 본인에게 처음 돌아온 선발 기회이자 날아오를 찬스다. 26세 젊은 투수가 보여야할 모습은 이것이 맞다. 맞서고 도전하는 것, 벤치가 바라는 바다.
대전=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