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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뒷문'을 책임졌던 윤석민이 선발 투수로 전환하면서, KIA 타이거즈 코칭스태프는 지난 겨울 내내 고민했다. 30세이브를 기록한 마무리 투수의 공백을 메워야하는데, 금방 눈에 들어오는 투수가 보이지 않았다. 마무리 경험이 있는 좌완 심동섭(25), 시속 150km 빠른 공을 갖고 있는 한승혁(23)이 전지훈련 기간에 마무리 후보로 거론됐는데, 확실한 믿음을 심어주지 못했다. 시즌 초반 두 젊은 투수가 100%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컨디션 난조에 부상까지 있었다. 선발진과 함께 가장 중요한 마무리 보직을 시원하게 공표할 수 없었다. 결국 코칭스태프는 상황에 따른 경기 운영, 집단 마무리 체제를 선택했다. 대안부재에 따른 고육지책이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불펜에 대한 걱정도 컸다. 선발 구성은 KBO리그 최강 수준인데, 선발 이후 허리, 마무리가 불안하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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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페이스가 좋다. 지난 13일 한화 이글스전부터 24일 삼성전까지 5경기 연속 세이브를 거뒀고, 20일 SK 와이번스전부터 3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전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활약이다. 풍부한 경험과 시속 140km 중반을 유지하고 있는 빠른 볼. 지난해 한화에서 이적해 자리를 잡은 김광수의 경쟁력이다.
24일 삼성전에서 다시 한번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2-1로 앞선 4회 선발 정용운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6명을 타자를 연속으로 범타처리하고 4대2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분위기가 넘어갈 수도 있는 상황에서 구원등판해 '맏형'처럼 득짐하게 맏겨진 역할을 수행했다. 최영필은 지난 15일 한화전 때 임시 선발로 6년 만에 선발 등판하기도 했다. 그만큼 코칭스태프의 신뢰가 두텁다.
대구=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