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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광수-최영필, 두 베테랑 투수가 없었다면?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6-05-25 09:42


22일 SK전 9회 등판한 팀 승리를 지킨 KIA 김광수(오른쪽)가 포수 이홍구와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24일 삼성전에서 이긴 KIA 선수들이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지난해 '뒷문'을 책임졌던 윤석민이 선발 투수로 전환하면서, KIA 타이거즈 코칭스태프는 지난 겨울 내내 고민했다. 30세이브를 기록한 마무리 투수의 공백을 메워야하는데, 금방 눈에 들어오는 투수가 보이지 않았다. 마무리 경험이 있는 좌완 심동섭(25), 시속 150km 빠른 공을 갖고 있는 한승혁(23)이 전지훈련 기간에 마무리 후보로 거론됐는데, 확실한 믿음을 심어주지 못했다. 시즌 초반 두 젊은 투수가 100%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컨디션 난조에 부상까지 있었다. 선발진과 함께 가장 중요한 마무리 보직을 시원하게 공표할 수 없었다. 결국 코칭스태프는 상황에 따른 경기 운영, 집단 마무리 체제를 선택했다. 대안부재에 따른 고육지책이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불펜에 대한 걱정도 컸다. 선발 구성은 KBO리그 최강 수준인데, 선발 이후 허리, 마무리가 불안하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그런데 요즘 KIA 불펜진, 생각 이상으로 안정적이다. KBO리그 최강 수준으로 보긴 어려워도, 화려하지는 않지만, 견실하고 믿음직스럽다. 그 중심에 두 명의 베테랑 투수 김광수(35)와 최영필(42)이 있다. 기대만큼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젊은 투수보다, 더 눈에 띄는 활약으로 팀에 기여하고 있다.

집단 마무리체제라고 해도, 최근 경기를 보면 주축 마무리는 김광수다. 경기 종료를 앞둔 세이브 상황에서 어김없이 호출 사인이 떨어진다. 이번 시즌 15경기에 등판해 6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2.40. 팀내 세이브 1위다. 마무리에게 필요한 탈삼진 능력도 나무랄 데 없다. 15이닝을 던져 삼진 13개를 잡았다. 김광수는 지금까지 7차례 경기를 마무리했는데, 블론 세이브가 없다. 피안타율이 3할대로 다소 높긴해도 착실하게 상대를 공략해 존재감을 보여줬다.


KIA 최영필이 역투하는 모습.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김광수는 24일 삼성 라이온즈전 9회 4-2 리드 상황에서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승리를 지켰다.

최근 페이스가 좋다. 지난 13일 한화 이글스전부터 24일 삼성전까지 5경기 연속 세이브를 거뒀고, 20일 SK 와이번스전부터 3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전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활약이다. 풍부한 경험과 시속 140km 중반을 유지하고 있는 빠른 볼. 지난해 한화에서 이적해 자리를 잡은 김광수의 경쟁력이다.

KBO리그 최고령 선수. 최영필 얘기가 나올 때마다 '관록', '경험'과 함께 따라붙는 수식어다. 지난해도 그랬지만 올해도 최영필은 베테랑은 그냥 만들어진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있다. 14경기에 출전해 2패2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3.07을 기록하고 있다. KIA 불펜진의 핵심 멤버다.

24일 삼성전에서 다시 한번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2-1로 앞선 4회 선발 정용운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6명을 타자를 연속으로 범타처리하고 4대2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분위기가 넘어갈 수도 있는 상황에서 구원등판해 '맏형'처럼 득짐하게 맏겨진 역할을 수행했다. 최영필은 지난 15일 한화전 때 임시 선발로 6년 만에 선발 등판하기도 했다. 그만큼 코칭스태프의 신뢰가 두텁다.

대구=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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