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경기에서 9승26패. 9위와도 이제는 7.5경기나 차이나는 꼴찌다. 한화 이글스는 이제 더 이상 떨어질 데도 없다. 팀 전력과 이를 운용하는 전술, 그리고 팀원의 사기. 승리를 위해 필요한 모든 면에서 처참한 민낯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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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이런 일방적 패배 흐름을 끊어내는 것이다. 늦은 감이 있기도 하지만, 그래도 어쨌든 아직 100경기 이상이 남아있다. 극적인 반등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반격은 할 줄 아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감한 발상의 전환을 시도해 볼 만 하다. 늘 해왔던 운용 패턴에 갇혀있기보다 다소 모험적이라도 과감한 시도를 해볼 필요도 있다.
구체적으로는 선수 기용 방식의 개혁이다. 현재 한화에는 슬럼프에 빠져 본인의 실력에 못미치는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들이 많다. 계속된 침체와 연패에 따른 스트레스가 가장 큰 원인이다. 그로 인해 실전에서도 허무한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가 자주 나온다. 5월 이후 김경언은 11경기에 나와 1할5푼6리(32타수 5안타)에 그쳤다. 김태균도 2할1푼4리(12경기 42타수 9안타)였다. 정근우 또한 2할3푼1리(10경기 39타수 9안타)에 머물렀다.
때문에 타선 조정을 새로운 대안, 즉 발상의 전환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아무리 명성이 뛰어나고, 몸값이 높은 선수라도 슬럼프로 자신감이 떨어져 있다면 잠시 휴식을 주거나 조금 부담없는 타순으로 조정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지금의 한화는 사실상 '더 잃을 것이 없는' 처지다. 어떻게든 힘을 짜내어 연패를 끊고, 최약체 신세에서 벗어나는 게 최우선 과제다.
그렇다면 현재 가장 페이스가 좋고, 사기가 올라와 있는 선수를 중용해보는 게 나을 수도 있다. 1군 무대에 올라오자마자 악바리처럼 스윙을 해대는 양성우가 좋은 예다. 이런 선수를 선발 라인업에 더 적극적으로 기용함으로 인해 한화는 두 가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하나는 새로운 활력원을 만들어낼 수 있다. 누구든 지금 가장 좋은 활약을 하는 선수가 선발 라인업에 들어갈 수 있다면 침체된 팀내에 건전한 경쟁의식이 만들어질 수 있다. 2군 선수들에게 이건 큰 동기부여가 된다.
게다가 슬럼프의 중심에 들어가 있는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면서 자신감을 되살릴 시간 여유도 벌어줄 수 있다. 이런 시간이 오히려 연습보다 슬럼프 탈출의 새 해법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중요한 건 지금 한화에는 고정관념보다는 과감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미 망신은 당할대로 당했고, 성적은 꼴찌다. 지금이야말로 이런 시도를 해볼 수 있는 최적의 시기다.
게다가 설령 이런 발상의 전환이 당장 성과를 내지 못해도 손해볼 건 없다. 어차피 최하위다. 하지만 그렇게 기회를 얻은 선수들이 어쩌면 미래에 팀의 주축으로 성장할 수도 있다. 그런 기대감을 품게된다는 것만으로도 선수 운용에 관한 새로운 시도는 커다란 의미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발상의 전환'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