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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발목잡는 득점권타율, 국내극복 경험 살려야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6-05-17 12:21


◇미네소타 박병호. 파워는 모두가 인정하는 루키 거포다. 하지만 득점권 타율이 저조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국내에서도 박병호는 노력으로 이를 극복했다. 지난해 득점권 타율은 0.375로 전체 4위였다. Scott Halleran/Getty Images/AFP ⓒAFPBBNews = News1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첫 출발은 상쾌하다고 할 수 있다. 17일(한국시각) 현재 타율 0.257에 9홈런 15타점이다. 외야 2층 관중석을 직격하는 대형홈런들, 에이스를 상대로 날리는 한방. 하지만 박병호는 경기후 환희의 인터뷰를 한 적이 많지 않다.

일단 미네소타의 성적 때문이다. 개막 9연패로 시즌을 시작했고 10승27패로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의 압도적인 꼴찌다. 야구선수들은 경기에 패하면 아무리 개인성적이 좋아도 웃지 않는다. 여기에 저조한 득점권 타율이라는 무거운 짐까지 지고 있다.

박병호는 17일 디트로이트와의 원정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했다. 첫타석과 두번째타석에서 연이어 3루 땅볼로 물러난 뒤 세번째 타석까지 삼진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팀이 7-8로 따라붙은 7회초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상대 선발 조던 짐머맨에게서 좌중월 2루타를 터뜨렸다. 디트로이트의 홈구장인 코메리카 파크의 가장 깊숙한 곳으로 날아갔고, 펜스를 직접 때렸다. 이후 5번 플루프의 타구를 상대 우익수가 잡았다 놓치는 사이 박병호는 동점 득점도 올렸다. 박병호는 4타수1안타 1득점, 4경기 연속안타를 기록했다.

하지만 아쉬움이 있었다. 1회초 2사 2루에서 3루 땅볼, 팀이 7-8로 따라붙은 4회초 2사 1,3루에서 삼진을 당했다. 디트로이트 선발 조던 짐머맨은 시즌 최다실점(8)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불규칙 바운드가 나오고 수비실책도 쏟아지는 등 어수선한 상황이었다. 박병호는 동점타, 또는 역전타를 날릴 수 있는 찬스에서 고개를 숙였다.

결국 미네소타는 8대10으로 졌다. 7회초 동점에 발판을 마련한 2루타도 좋았지만 환호보다는 아쉬움이 큰 날이었다.

박병호는 올시즌 득점권 타율이 1할이 채 안된다. 8푼(25타수 2안타)에 그치고 있다. 지난 14일 클리블랜드전에서 시즌 첫 연타석 홈런(8호, 9호)을 쳤지만 박병호는 팀이 6-7로 뒤지던 9회초 2사 1,3루에서 삼진을 당하고 말았다. 경기후 인터뷰에선 타석에서의 노림수를 탓하기도 했다.

득점권은 타자에게는 기회임과 동시에 부담이다. 누구나 안타나 홈런을 바란다.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투수도 마찬가지다. 퀵모션을 해야하고, 주자가 3루에 있으면 원바운드성 변화구는 구사하기 어려워진다. 이같은 이유로 주자가 나가면 마구 흔들리는 투수들이 꽤 있다.

득점권 타율이 시즌 타율을 넘어서는 경우도 많다. 올시즌 KBO리그 타격 1위는 롯데 김문호로 4할1푼8리의 타율을 기록중이다. 득점권 타율 1위는 롯데 강민호로 무려 5할6푼이다. 주자가 있으면 내야수들의 수비 위치에도 다소 변화가 생긴다. 주자들의 움직임에 신경을 쓰기 때문에 수비 집중력은 낮아지는 경우가 많다.


박병호에게 필요한 것은 시간이다. 박병호는 지난해까지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했다. 홈런왕 첫해와 두번째해에는 득점권타율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이후 극복했다. 2012년 박병호의 득점권 타율은 0.316, 2013년엔 0.288, 2014년 0.292에서 지난해는 0.375로 전체 4위에 랭크됐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투구패턴과 타석에 자주 서다보면 심리적인 불편함은 점차 가시게 된다. 허구연 해설위원은 "박병호의 득점권 타율은 갈수록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간이 필요하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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