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첫 출발은 상쾌하다고 할 수 있다. 17일(한국시각) 현재 타율 0.257에 9홈런 15타점이다. 외야 2층 관중석을 직격하는 대형홈런들, 에이스를 상대로 날리는 한방. 하지만 박병호는 경기후 환희의 인터뷰를 한 적이 많지 않다.
하지만 아쉬움이 있었다. 1회초 2사 2루에서 3루 땅볼, 팀이 7-8로 따라붙은 4회초 2사 1,3루에서 삼진을 당했다. 디트로이트 선발 조던 짐머맨은 시즌 최다실점(8)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불규칙 바운드가 나오고 수비실책도 쏟아지는 등 어수선한 상황이었다. 박병호는 동점타, 또는 역전타를 날릴 수 있는 찬스에서 고개를 숙였다.
결국 미네소타는 8대10으로 졌다. 7회초 동점에 발판을 마련한 2루타도 좋았지만 환호보다는 아쉬움이 큰 날이었다.
득점권은 타자에게는 기회임과 동시에 부담이다. 누구나 안타나 홈런을 바란다.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투수도 마찬가지다. 퀵모션을 해야하고, 주자가 3루에 있으면 원바운드성 변화구는 구사하기 어려워진다. 이같은 이유로 주자가 나가면 마구 흔들리는 투수들이 꽤 있다.
득점권 타율이 시즌 타율을 넘어서는 경우도 많다. 올시즌 KBO리그 타격 1위는 롯데 김문호로 4할1푼8리의 타율을 기록중이다. 득점권 타율 1위는 롯데 강민호로 무려 5할6푼이다. 주자가 있으면 내야수들의 수비 위치에도 다소 변화가 생긴다. 주자들의 움직임에 신경을 쓰기 때문에 수비 집중력은 낮아지는 경우가 많다.
박병호에게 필요한 것은 시간이다. 박병호는 지난해까지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했다. 홈런왕 첫해와 두번째해에는 득점권타율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이후 극복했다. 2012년 박병호의 득점권 타율은 0.316, 2013년엔 0.288, 2014년 0.292에서 지난해는 0.375로 전체 4위에 랭크됐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투구패턴과 타석에 자주 서다보면 심리적인 불편함은 점차 가시게 된다. 허구연 해설위원은 "박병호의 득점권 타율은 갈수록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간이 필요하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