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극심한 위기를 겪고 있는 한화 이글스는 지금 '로저스의 컴백'을 오매불망 바라고 있다. 190만달러의 에이스 로저스가 돌아와 지난해 하반기에 보여줬던 강력한 위력을 발휘해준다면, 지금의 위기를 곧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한다. 하지만 냉정히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과연 로저스만 온다고 해서 한화의 위기가 사라질 수 있을까. 로저스는 정말 모든 문제 해결의 열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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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 되고 한참 지나서야 로저스의 피칭 훈련 재개 소식이 들린다. 지금으로서는 빨라야 4월말이나 5월초순 복귀를 조심스레 예상해볼 수 있다. 하지만 만약 또 이상이 생긴다면 5월 중순 이후로 미뤄질 수도 있다. 어쨌든 로저스가 '언제' 돌아오느냐에 못지않게 중요한 게 바로 로저스가 '완벽하게' 돌아오느냐다.
그러나 이 점에 관해서는 확신하기 어렵다. 일단 선발 투수들은 스프링캠프에서 일정한 연습 투구량을 쌓아야 한다. 그렇게 단계별로 투구수를 점차 늘려가는 과정을 거쳐야 풀타임 선발을 치를 수 있는 근력이 생긴다. 쉽게 말해 한 경기에 100개 언저리의 공을 던지려면 스프링캠프에서 그걸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로저스에게는 이 과정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여기에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퓨처스리그 경기 등판 등으로 조율할 순 있겠지만, 1군 경기에서 초반 시행착오나 난조를 겪을 위험이 충분히 있다.
결국 로저스 뿐만 아니라 다른 선발진도 함께 살아나야만 한다. 현재 윤규진이 선발 전환 준비를 하고 있고, 이태양과 안영명 심수창 송신영 등이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냉정히 말하면 벌써 들어와 이미 한창 던지고 있어야 할 투수들이다. 로저스와 함께 이 투수들이 모두 돌아와 힘을 합친다면 한화가 위기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조금은 늘어날 수 있다. 특정 개인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수는 없다. 진짜 위기에서는 모두가 힘을 모아야만 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