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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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광주 지역에는 새벽부터 비가 내렸다. 때문에 경기 역시 오전 10시45분에 취소됐다. 보통 시범경기 기간에 우천으로 일찍 경기가 취소되면 원정팀은 굳이 경기장으로 오지 않는다. 그러나 류 감독은 윤성환과 안지만에 대한 결정사항을 발표하기 위해 덕아웃에 나왔다.
류 감독은 "민감한 사항이라 (등판 시기 결정에) 조금 더 시간을 가져야 할 것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정규시즌이 코앞으로 다가와 실전 감각을 위해서는 시범경기에 2~3번 등판해야 한다. 하지만 그 시기를 정하기가 어렵다"면서 "감독으로서는 빨리 결정해 올리고 싶었지만, 구단과 시기를 계속 협의 중이다. 나도 구단도 (지금으로서는)정확한 시기를 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류 감독은 "두 선수는 지금 바로 실전에 나갈 수 있는 몸상태가 돼 있다. 하지만 (등판은) 민감한 사항이다. 만약 작년 한국시리즈에 출전했다면 문제가 없었겠지만, 한국시리즈 엔트리부터 빠졌기에 시범경기 출전도 부담스럽다"면서 "경찰 수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어서 시범경기 투입이 고민스럽다. 지금 언제 등판할 수 있을 지 정하지 못해 아쉽다"며 기용하고 싶다는 속뜻을 드러냈다.
하지만 당장은 아니더라도 삼성은 윤성환과 안지만을 경기에 투입하겠다는 방침은 확실하다. 류 감독은 "언젠가 시기가 결정된다면 등판시킬 것이다. 선수들도 당장이라도 나가고 싶어한다"면서 "하지만 그 시기를 결정할 수 있는 요인이나 명분을 찾는게 쉽지 않다. 힘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 수사 결과를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까. (지금 상태라면)앞으로 1년이 될지, 2년이 될지 아무도 모르는 일 아닌가. 빨리 결과가 나왔다면 이런 사태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경찰의 조속한 수사 및 결과 발표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구단은 현재 선수들의 결백을 믿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현재 선수들의 입장은 (해외 원정도박에) 연루가 안됐다는 것이다. 수사 결과가 안나오고 있으니 구단은 선수들의 말을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앞으로도 윤성환과 안지만에 대한 삼성 구단의 방침은 '침묵과 방관'이다. 지난 6개월간 그래왔던 것처럼.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