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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 넥센과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넥센 손승락이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10.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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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돈 때문일까.
넥센 히어로즈가 지난 11일 FA 손승락(롯데)에 대한 보상 절차로, 손승락의 올해 연봉 5억3000만원의 300%인 15억9000만원을 택했다. 구단은 하루 전인 10일 롯데 자이언츠로부터 20인 보호선수 명단을 건네받았다. 13일까지 보상선수 1명과 손승락의 올해 연봉 200%, 또는 보상선수 없이 손승락의 연봉 300%를 선택할 수 있는 위치였다. 200%는 10억6000만원, 300%면 15억9000만원이었다.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은 후자였다. 이는 보호선수 안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 가운데 팀 전력에 보탬이 될 만한 선수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 명단 밖으로 나온 선수들과 기존 핵심 선수들의 포지션이 겹쳤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취재 결과 20인 명단에 묶이지 않은 선수 가운데, 보상선수 감이 될 수 있는 후보는 2~3명의 투수와 외야수 한 명 정도였다. 하지만 넥센에는 같은 포지션에서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해주는 선수들이 있었다. 팀 분위기를 헤치면서까지 무리해서 데려올 이유가 어디에도 없던 것이다.
하나 더, 이번 결정은 세대 교체의 흐름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 넥센은 내년 시즌 주장이 서건창이다. 89년 생의 적은 나이에도 중책을 맡았다. 현재 투수조를 제외하고 서건창 위로는 김민성, 윤석민, 이택근 정도. 박병호가 미네소타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유한준이 kt 위즈로 이적하면서 고참급이 대거 전열에서 이탈한 상태다. 그런 와중에 굳이 A급이 아닌 베테랑을 데려올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팀 내에도 키워야 하는 어린 선수가 많다는 공감대가 이미 형성됐다. 구단은 단번에 눈에 띄는 선수가 없었기 때문에 당연히 보상금을 택했다.
여기서 모든 초점을 '돈'에 맞출 필요는 없다. 넥센은 최근 몇 년간 선수 지원이 풍족하기로 입소문이 났다. 집토끼 손승락, 유한준에게도 구단이 책정한 최대한의 베팅을 한 팀이다. 따라서 팀 약점을 메울 선수가 보호선수에 묶이지 않았다면 이번에도 당연히 보상선수를 지명했을 것이다. 넥센은 그 간의 이미지처럼 돈이 없는 구단이 아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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