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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우 징계 논란의 핵심, 선수들의 프로 사명감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5-11-02 17:56 | 최종수정 2015-11-03 07:45



"선수단 관리 부주의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조용하던 kt 위즈가 장성우 논란에 대한 입장 정리를 했다. 초강수를 택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무거운 징계를 내리며 선수가 자숙하게 했다. 그리고 이 문제 해결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재발 방지를 위해 힘쓰겠다고 했다.

임의탈퇴까지 가진 않았다.

장성우는 전 여자친구의 SNS 폭로성 글 논란으로 파문의 중심에 섰다. 내용은 전 여자친구가 글을 게재했지만, 장성우의 입을 통해 코칭스태프, 동료들, 팬, 치어리더, 리포터 등을 비하하는 내용이 전해져 큰 충격을 주고 말았다. 야구판을 넘어, 전국민적 관심사가 되며 세상을 술렁이게 했다.

여론이 들끓었다. 장성우가 사과문을 올렸지만, 대중의 화는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철퇴가 내려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봉사활동 240시간의 징계안을 확정한 뒤, kt 구단이 50경기 출전 정지-연봉 동결-벌금 2000만원의 자체 징계를 내렸다. 벌금은 사회 공헌 활동에 사용된다.

KBO 입장에서는 품위 손상 행위 근거로 처벌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중요한 건 kt 구단의 자체 징계였다. 사실상 최고 수준 징계인 임의탈퇴까지 가지는 않았다. 구단 내부적으로 이 부분에 대해 논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심각하게 고민했다. 다만, 큰 잘못을 한 것은 맞아도 야구만 해온 젊은 청년 1명의 인생이 그대로 종료될 수 있다는 위기 의식에 최악의 징계는 하지 않기로 했다. 이는 장성우가 자신의 실수로 인해 마음의 큰 상처를 받은 모든 사람들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과한다는 전제 조건 하에 나온 결정이었다.

한편, 장성우 논란 이후 전 여자친구가 SNS를 통한 폭로성 글로 물의를 일으킨 투수 장시환에 대해서도 사회봉사 56시간의 징계를 부과했다.

kt "중요한 건 재발 방지다."


kt는 장성우 논란으로 큰 피해를 입은 박기량 치어리더의 고소건이 처리된 이후 장성우의 징계를 확정하려 했다. 하지만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상황에서 고소건 처리 속도는 느리고, 더욱 시간을 끌면 안된다는 판단에 자체 징계를 조기 확정짓게 됐다. kt 관계자는 "사회적 파장 및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하면 소송 마무리를 기다릴 수 없었다"고 했다.

kt는 장성우 사건과 별도로 앞으로 유사 논란이 발생하지 않게 철저히 선수단 관리를 할 것이라고 했다. 내-외부 전문가를 초청해 월 1회 인성교육을 실시한다. 포상 및 징계 강화 등 내규도 정비한다. 또, 앞으로 약물-도박-SNS 등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 가차없이 퇴출하는 등 징계 수위를 높이기로 했다.

무조건 선수들을 압박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선수들이 이성문제나 재정문제 등 필요할 때 심리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KBO도 향후 SNS를 통해 논란을 일으키는 선수가 다시 나온다면 일벌백계 하기로 했다.

문제는 이런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의 제도적 변화가 유사 논란 방지를 재발할 수 있는가이다. 일단 가장 중요한 건, 선수들이 팬들의 사랑을 받고 사는 프로로서의 사명감을 갖는게 우선이다. 인기가 많은 프로야구 선수로서 쉽게 취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지 못한다면 이같은 사건은 계속 터질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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