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결단이다. 다음 경기를 볼 수 있는 여유도, 그럴 필요도 없다. 포스트 시즌 무대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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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한국시리즈 들어 매번 끌려다니기 바빴다. 주축 투수 삼총사의 이탈로 마운드가 걱정이라지만, 정작 필승계투조를 투입해야 하는 상황 자체를 만들지 못한다. 문제는 역시 타격. 올 정규시즌에서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3할대(0.302) 타율을 기록한 타선이 겨울 잠을 자고 있다.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4차전. 이번에도 최형우의 존재감은 없었다. 두 번의 득점권 찬스에서 타구를 외야에도 보내지 못하는, 아주 아쉬운 타격을 선보였다. 우선 1회 2사 2루. 최형우는 두산 선발 이현호의 초구 슬라이더에 엉거주춤 방망이를 내 3루수 땅볼로 돌아섰다. 변화구를 치려는 의도가 없어 보이긴 했는데, 순간적으로 방망이를 멈추지 못했다. 어쨌든 두산 배터리를 도와준 꼴. 경기 초반부터 삼성 벤치 분위기는 급격히 다운됐다.
6회에는 더 심각했다. 삼성은 3-4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배영섭의 내야 안타, 나바로의 볼넷으로 무사 1,2루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최형우는 노경은의 직구에 방망이를 휘둘러 2루수 인필드플라이로 아웃됐다. 여기서 인필드플라이란 고의적으로 병살타를 시도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규정. 즉 노경은의 실투성 직구에도 타구가 내야에 떴다는 얘기로, 완전히 빗맞았다는 의미다.
결국 삼성은 6회 점수를 뽑아내지 못하며 4차전도 패했다. 최형우가 외야 플라이로 진루타만 쳐줬어도 상대를 압박할 수 있었지만, 그는 허무하게 돌아섰다.
잠실=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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