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니퍼트급 호투' 노경은, "어머니가 도와주신 것 같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5-10-30 22:37


감독조차 놀란 엄청난 역투였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버티기 싸움이라고 생각했다"며 그저 투구 자체에만 집중했다는 소박한 소감을 밝혔다.


2015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 두산베어스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가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노경은이 삼성 7회초 1사 1루 나바로 타석때 이현승으로 교체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15.10.30/
두산 베어스 노경은이 4차전의 '영웅'이 됐다. 한 마디로 4차전에서의 노경은은 두산의 에이스 니퍼트에 버금갔다.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노경은은 5⅔이닝 2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팀의 4대3 재역전승을 이끌었다.

갑자기 등판했다. 선발 이현호가 무너지면서 2-3으로 역전당한 2회초 2사 때 나왔다. 그러나 마치 선발처럼 던졌다. 92개의 공을 던지며 8회 2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노경은의 막강한 투구에 삼성 타선은 무기력했다. 3~5회까지 3이닝 연속 삼자 범퇴를 기록하며 초반 기선을 완벽히 제압했다. 특히 6회 무사 1, 2루 위기에서도 침착하게 최형우를 2루수 인필드 플라이로 잡은 뒤 박석민에게 병살타를 이끌어냈다. 이런 노경은의 호투는 김태형 감독을 놀라게 하기 충분했다. 김 감독은 "솔직히 이렇게 잘 던져줄 줄 몰랐다"며 노경은에게 찬사를 보냈다.

노경은은 이날 역투의 비결로 투구 밸런스를 들었다. 특히 투구판을 밟는 발의 위치를 조정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그는 "연습 투구를 할 때 힘이 잘 안 실리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살펴보니 투구판을 밟는 오른발이 열려 있더라 그걸 교정하니 타이밍과 밸런스가 살아났다"며 호투 비결을 밝혔다.

이어 노경은은 "오른손 타자에게는 포크볼을 던지기 부담스러웠다. 몸에 맞힐 수도 있었다. 그리고 내 포크볼은 실투가 되면 한복판으로 들어간다. 나바로에게 맞은 파울 홈런도 그래서 나왔다. 그 타구가 나왔을 때 숨을 5초 정도 쉬지 못했다. 홈런인줄 알았는데, 돌아가신 어머니가 도와주신 것 같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승자의 미소였다.


잠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