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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경기에 모든 전력을 쏟아 붓는다. 포스트시즌에선 모든 경기가 결승전이나 다름없다. 한 타자, 한 이닝이 끝날 때마다 아쉬움의 탄식과 기쁨의 환호성이 터진다. 진 쪽은 사소한 것도 불만이고, 이긴 쪽은 모든 게 다 아름다워 보인다. 담당기자가 잠시 이성을 내려놓고 철저히 팬의 눈으로 편파적인 관전평을 썼다. 팬과 공감하는 편파 해설, 용감한 관전평이다. <편집자주>
[용감한 관전평] 삼성 편에서
두산은 1차전에서 모든 불안감을 다 노출했다. 타격에서의 집중력 부족과 수비 불안, 불펜 불안까지 한국시리즈라는 큰 경기를 이겨낼 힘이 없었다.
수비 불안도 컸다. 두산 유격수 김재호는 4회말 이승엽의 타구를 좌익수에게 맡겨야 했지만 굳이 잡겠다고 달려가더니 마지막 순간엔 김현수에게 넘겼고, 결국 타구가 그라운드에 떨어지며 2루타가 됐다. 그것이 결국 1점이 됐고, 두산에겐 뼈아픈 점수가 되고 말았다. 김재호는 NC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이런식의 플레이로 대량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었다. 7회말 이현승의 송구를 1루수 오재일이 받지못하며 2점을 내준 것은 두산이 그만큼 얼었다는 증거였다.
두산은 믿었던 필승조가 모두 투입되고 졌다는 게 가장 큰 아픔이다. 준PO와 PO에서 함덕주-노경은-이현승으로만 승리를 챙겼던 두산에겐 이들이 무너지면 대안이 없는 것. 특히 함덕주는 나바로에게 3점홈런을 맞아 앞으로 접전에서 셋업맨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걱정돼 보였다.
삼성에게 고무적인 것은 벌써 타선이 경기감각을 찾았다는 것이다. 삼성은 1차전서 항상 타자들이 감을 잡지 못해 힘들었다. 3주 정도 쉬고 나와 투수들의 빠른 공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3년 두산과의 1차전서는 6안타에 그쳤고, 지난해 넥센과의 1차전은 단 4안타만 쳤다. 하지만 갈수록 타격감이 올랐고, 나중엔 상대 마운드를 맹폭하며 우승을 했었다. 올해는 그 시점이 더 빨라졌다. 1차전에서 벌써 11개의 안타를 쳤다. 나바로는 큼직한 스리런포를 터뜨렸다. 최형우와 이승엽이 아직 감을 잡지 못했지만 삼성의 강점은 1번부터 9번까지 모두 100안타를 친 타자라는 뜻이다. 상위타선이 맞지 않으면 하위타선이 터진다.
안지만과 임창용이 빠져 불펜이 약해질 것이란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탈삼진왕 차우찬이 믿음직한 마무리가 됐다.
류중일 감독은 미디어데이에서 7차전까지 갈 것으로 내다봤다. 그의 예상이 틀릴 것 같다. 잠실에서 다시 대구로 오진 않을 듯. 2차전이 대구시민구장에서 열리는 프로야구의 진짜 마지막 경기가 될 것이다.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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