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롯데, KIA는 인기를 논함에 있어 둘째가라면 서럽다. 홈 뿐만 아니라 원정에서도 강력한 티켓파워를 과시하는 세팀. 하지만 '엘롯기 동맹'은 가을야구 초대를 받지 못했다. 아쉬움과 참담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세팀 모두 성에 차지 않는 성적표. 하지만 분명한 온도차가 있다. LG는 일찌감치 9위에 처진 최악 시즌. 롯데는 한때나마 환희에 젖기도 했지만 시즌 막판 동력을 잃었다. KIA는 3경기를 남겨두고 마지막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4일 두산전에서 0대9로 무릎을 꿇으며 순위싸움을 종결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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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패배후 힘없이 고개를 숙이고 그라운드에서 내려오는 LG 선수들. 올해 이같은 장면은 너무 익숙했다. 지난달 21일 KT에 1대4로 패배한 LG 선수들이 관중들에게 인사한 후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9.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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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을 중심으로 세 팀 팬들은 제각각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KIA는 리빌딩에 대한 기대와 선수단의 선전에 박수를 보내는 분위기다. LG는 무기력함과 끊이지 않았던 선수단 사건사고에 성토하던 팬들도 서서히 지쳐가고 있다. 롯데는 구단에 대한 반감이 이종운 감독의 지도력에 대한 의문 부호로 이어졌고, 시즌 막판 급격한 하락에 선수단 정신력까지 도마에 올랐다.
KIA의 올시즌은 모든 것이 불투명했다. 김기태 감독을 선임해 시즌 준비를 했지만 전력 보강은 거의 없었다. 윤석민을 어렵사리 데려온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윤석민의 마무리 활용을 놓고도 처음엔 설왕설래했다. 결국 한시즌을 놓고보면 '신의 한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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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기태 감독. 고향에서의 첫 시즌. 성과도 있었고, 숙제도 잔뜩 안았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9.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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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캠프 연습경기 10연패, 무기력한 시범경기, 선발 라인업 짜기도 버거웠던 KIA는 kt와 함께 최하위 후보로 평가됐다. 개막 6연승을 달리자 별 기대않던 구단이 깜짝 놀랐다. 이후 부침은 있었지만 5할 언저리에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젊은 선수들과 뒤늦게 야구에 눈을 뜬 선수들이 속속 합류하면서 내년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김기태 감독의 소탈한 지도력은 선수단을 하나로 묶었다는 평가가 많다. 일찌감치 리빌딩을 선언했던 터라 구단과 선수단, 팬 모두 의미있는 한해를 보냈다는 분위기다.
LG는 4강을 목표로 뛰었지만 무기력했다. 류제국과 우규민이 한달 보름 뒤 합류할 수 밖에 없기에 버텨야 했지만 너무 빨리 무너졌다. 외국인선수 농사는 흉작, '두 이병규' 이진영 등 베테랑들은 약속이나 한듯 손을 잡고 줄줄이 부상대열 합류. 박용택 홀로 팀을 이끌기엔 역부족. 정찬헌과 정성훈의 음주운전 파동은 한겨울 같던 선수단 분위기에 재차 얼음물을 끼얹었다. 9위라는 숫자가 주는 무거움. 리그 최고 인기팀이라는 LG완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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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팬들은 2016년은 달라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룹 회장의 지원약속도 반전을 이끌진 못했다. 올겨울 변화의 중심에 선 롯데다. 롯데와 KIA의 2015 KBO 리그 경기가 지난달 3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KIA가 13대1로 승리하며 원정 2연전을 모두 승리했다. 패한 롯데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 wook@sportchosun.com/2015.09.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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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치고 나갈 때는 질풍노도였지만 무너질 땐 사상누각이었다. 고교 사령탑 출신인 이종운 감독은 끊임없이 지도력을 의심받았다. 팀의 핵심인 손아섭과 이 감독은 의기투합하지 못했다. 김민하의 손목 골절 부상과 경기출전을 둘러싸고 벌어진 억측은 누구의 잘잘못인가를 따지기전에 선수단 불통의 단면을 보여준다.
린드블럼과 레일리, 아두치까지 3명의 외국인 선수가 펄펄 날고 강민호와 최준석이 커리어 하이를 찍었지만 팀은 가을야구에 초대받지 못했다. 호재를 살리지 못했다는 팬들의 질타가 천근만근 선수단을 압박한다.
감독 교체 요구 목소리도 높다. 월드컵 전후의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만큼이나 롯데 사령탑은 '독이 든 성배'라는 점이 다시한번 확인됐다. 근본적인 문제는 구단과 코칭스태프, 선수단이 건강한 삼각형을 만들지 못했다는 데 있다. 지난해 CCTV 사건으로 롯데 그룹은 일찌감치 롯데 야구단에 '분란을 일으키지 말 것'을 주문했다. 구단은 선수들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었다. 장기적으로 어린 선수들을 키워낼 수 있는 육성 시스템이 완비되지 못한 상황은 시간을 두고 고쳐나가야 하는데 긴 안목으로 투자할 컨트롤타워가 없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선수단 내부 단결력도 성적이 뚝뚝 떨어지자 모래알처럼 흩어졌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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