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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위 실패 KIA, 그래도 박수가 필요하다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5-10-04 17:16


2015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KIA타이거즈의 경기가 4일 서울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김현수가 6회말 1사 1,2루에서 우월 3점홈런을 치고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10.04/

정규시즌 2경기를 남겨놓고 KIA 타이거즈의 5위 탈락이 확정됐다. 141경기까지 이어 온 포스트 시즌 진출 꿈이 142번째 경기에서 날아갔다. 투수력을 소진한 KIA는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0대9 영봉패를 당했다. 젊은 투수들이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무너졌다. 67승75패를 기록한 KIA는 남은 일정에 상관없이 5위가 무산됐다. 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벌어진 두산전 역전패가 뼈아팠다. KIA는 4일 두산전을 포함해 3경기에서 전승을 거둬야 5위가 가능했다.

5년 연속으로 정규시즌 1위에 오른 삼성 라이온즈. NC 다이노스가 2위, 두산 베어스가 3위, 넥센 히어로즈가 4위로 포스트 시즌을 시작한다. 이들 4개 팀 모두 구단 내 평가 기준이 조금씩 다르겠으나,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으나 일단 성공적인 시즌이다. 히어로즈는 3년 연속으로 가을야구를 하게 됐고, NC는 창단 3년 만에 2위까지 올라갔다. 두산도 피말리는 순위경쟁 끝에 히어로즈를 제치고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이들 상위권 4개팀 못지 않게 평가를 해줘야 할 팀이 있다. SK 와이번스에 밀려 5위를 놓친 KIA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이다.

KIA를 제치고 와일드 카드를 손에 쥔 SK는 삼성과 함께 '2강 전력'으로 꼽혔던 팀이다. 애초부터 최상위권 전력을 갖춘 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시즌 초중반 이후 중하위권 추락이 이상할 정도였다. 치열한 순위경쟁을 이겨내고 어렵게 5위를 차지한 건 다행이고 축하할 일이지만, 선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1~4위 팀을 제외하고 가장 성공적인 시즌을 보낸 팀은 KIA가 아닐까.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한 팀 중에서 성취도가 가장 높은 팀이 타이거즈일 것 같다.

시즌 개막에 앞서 KIA는 신생팀 kt 위즈와 함께 최하위 전력으로 분류됐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키스톤 콤비' 안치홍 김선빈이 군복무를 위해 입대했다. 중견수 이대형이 kt로 이적했고, FA(자유계약선수) 송은범이 한화로 떠났다. 센터라인에 구멍이 뻥 뚫렸다. 차일목과 이성우의 노쇠화에 따른 포수 전력 약화도 약점으로 지적됐다. 3월 초 윤석민이 미국에서 돌아와 팀에 복귀했으나 중위권 전력으로 보기 어려웠다. 사실 김기태 감독 부임 첫 해인 올해는 성적이 아닌 세대교체, 리빌딩을 위한 시즌이었다.


2015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KIA타이거즈의 경기가 4일 서울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KIA 6회초 1사 1루에서 김원섭의 내땅때 1루주주자 신종길이 2루에서 포스아웃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10.04/
반면, 지난해 '국가대표 테이블 세터' 정근우 이용규를 영입한 한화 이글스는 지난 겨울에 FA 투수 배영수 송은범 권 혁과 계약했다. 지난 몇 년간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힘을 키워 온 이글스다. 롯데 자이언츠도 좌완 에이스 장원준이 두산으로 이적했다고 해도 중위권 전력을 됐다. 더구나 투수 조쉬 린드블럼과 브룩스 레일리, 타자 짐 아두치까지 외국인 선수 3명이 모두 수준급 활약을 해줬다.

한 프로야구 구단의 감독은 "5강 경쟁팀 중 전력 이상으로 잘 한 팀은 KIA뿐인 것 같다"고 했다.


김기태 감독의 소통 리더십이 팀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으로 하위권에 그친 KIA는 팀 분위기가 가라앉은 팀이었다. 이런 무거운 기운을 밀어내고 베테랑 선수, 젊은 선수가 타이거즈의 이름으로 하나가 됐다. 선수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감독님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고 했다. 선수 기용 등 팀 내 결정이 합리적인 기준하에 이뤄졌다. 납득할만한 설명이 뒤따랐다. 김기태 감독과 함께 타이거즈는 선수단 내 잡음이 없는 팀, 불협화음이 없는 팀으로 거듭났다.

자연스럽게 젊은 선수들이 중용되면서 리빌딩이 착실하게 진행됐다. 포수 이홍구와 백용환, 외야수 김호령, 내야수 박찬호, 투수 박정수 등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번 가을에 KIA를 볼 수 없게 됐으나 타이거즈는 내년이 기대가 되는 팀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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