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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은 도대체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 걸까.
넥센이 고척돔을 홈으로 쓸 경우 당장 걱정하는 부분은 전기세다. 한 여름 실내 온도를 유지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대형 공조장치를 가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날씨가 추워질 경우에도 난방을 틀어야 한다. 그렇다면 전기세가 얼마나 나올까. 앞서 말했듯 가늠할 수 없다. 일단 틀어봐야 안다는 것이 서울시와 넥센의 입장이다. 넥센 관계자는 "우리도 나름대로 시뮬레이션을 돌려 고척돔 사용에 따른 지출을 계산해 봤다. 결론은 지금 상태로 측정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며 "생갭다 리스크가 클 수도 있고 작을 수도 있다. 예상이 안 돼 난감하다"고 밝혔다.
프로농구가 열리는 실내체육관은 히터를 가동했을 때 하루 전기료가 500만원 정도라고 한다. 고척돔은 이보다 규모가 크고 관중석도 많아 얼핏 봐도 2배 이상의 전기세가 불가피하다. 또 프로농구와 달리 에어컨까지 틀어야 한다. 때문에 넥센은 70여 경기를 고척돔에서 하면서 목동에서는 없던 지출이 생겼다.
광고 수익은 조금 다른 얘기다. 국내 최초의 돔구장이기 때문에 광고를 하려는 문의가 쇄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물론 목동 구장과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넥센은 2년 간 자신이 광고를 유치해 수익을 내고 시에 광고료만 주면 된다. 올해 13억원 정도를 광고료로 냈는데, 아직까지 고척돔 광고료에 대한 감정평가가 나오지 않아 금액은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한 관계자는 "시가 고척돔을 짓기 위해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금액을 썼다. 광고료가 크게 뛸 것은 당연해 보인다"고 말했다.
결국 넥센이 크게 우려하는 것도 이 두 가지다. 통장에 찍히는 월급은 똑같은데 전기세, 광고료만 부쩍 늘어나 조만간 파산 직전에 몰리지 않을까 걱정이다. 또 용역 직원 숫자도 늘려야 하고 구장이 커지며 예상 못한 곳에서도 돈이 나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두에 언급한 서울시에 내는 40억원이 80억원으로 늘어나면서 자금난에 빠지진 않을까 하는 염려다. 현재 넥센에는 든든한 모기업을 두고도 현대 유니콘스가 해체된 과정을 생생히 지켜본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지금의 걱정도 빈말이 아닌 듯 하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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