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리의 돌쇠'같은 사람들이 있다. 화려하진 않지만 묵묵히 뒤에서 제 역할을 다 해주는 인물들. 주연은 아니지만 빼어난 연기력으로 '신 스틸러(scene stealer)'라 불리며 영화를 생동감있게 만드는 개성만점의 조연. 이들은 어떤 역할이 주어지든지 상관하지 않고 최선의 연기를 보여준다. 1억 관중 배우인 '흥행 요정' 오달수를 비롯해 유해진이나 마동석 같은 인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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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나 이들은 팀의 주요 고비 때마다 좋은 활약을 펼쳤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15일 광주 KIA전이었다. 이날 선발로 나선 신인 김민우는 3회까지 1실점으로 잘 던지다가 4회말 1사후에 이범호에게 솔로홈런을 맞은 뒤 흔들렸다. 볼넷과 안타를 연거푸 허용하며 2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제구력이 눈에 띄게 흔들렸고 마운드 위에서도 불안한 기색을 보였다. 한화가 5-2로 앞서고 있긴 했지만, 추가 실점을 한다면 기세가 KIA쪽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KIA가 대타 나지완을 내자 퀵후크 작전을 펼쳤다. 김민우를 일단 마운드에서 내렸다. 경기 초반이라 길게 던져주면서 확실하게 리드를 지켜줄 수 있는 투수가 필요했다. 선택은 어렵지 않았다. 이런 상황이라면 송창식이 최적의 대안이다. 그리고 송창식은 기대만큼의 활약을 펼쳤다. 9회말까지 5⅓이닝을 혼자서 막아내면서 1점으로 KIA의 반격을 막아낸 것. 이날 한화가 패배했다면 사실상 '5위 싸움'에 막이 내려질 수 있었다는 측면에서 송창식은 최고의 임팩트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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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이 최근 안영명을 선발이 아닌 뒤에서 쓰는 방안을 생각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해볼 수 있다. 선발로도 뛰어나지만, 현재 불펜이 무너진 상황이라 오히려 뒤쪽에서 활용하는 것이 안영명의 위력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겼다. 결과적으로는 실패였지만 그만큼 김 감독이 안영명의 활용도를 높게 평가했다고 볼 수 있다.
안영명은 이제 다시 선발로 돌아왔다. 16일 KIA전에 출격한다. 이 또한 대단히 중요한 경기다. 과연 안영명이 다시 한번 팀에 희망을 전할 수 있을까. 설령 이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 해도 이미 안영명은 제 몫은 충분히 했다. 안영명과 송창식이야말로 올해 팀을 지탱한 진정한 버팀목이었다고 평가해야 한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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