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가 가을 잔치에 초대받을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최소한 '70승'은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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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한화와 롯데의 경기가 열렸다. 7대4로 승리한 후 한화 김성근 감독이 권혁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부산=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9.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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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한 달 전만 해도 한화 이글스는 가을잔치행 티켓 지분을 거의 70%이상 점유한 듯 보였다. 8월15일 당시 한화는 53승53패로 승률 5할을 지켜내며 KIA 타이거즈(52승52패)와 공동 5위를 형성하던 상황. 특급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의 가세는 한화에 천군만마같은 역할을 해주고 있었다. 이때 롯데 자이언츠는 49승58패를 기록하며 8위로 추락해 있었고, SK 와이번스는 49승51패로 7위였다.
한 달 만에 순위 대격변이 일어났다. '5위 전쟁'에서 가장 불리해보였던 롯데가 오히려 지금 가장 승률이 좋다. 14일까지 62승67패(1무)로 승률 4할8푼1리로 단독 5위를 마크하고 있다. 그 뒤를 KIA(61승66패)가 승차 없이 뒤쫓고 있다. 한 달전에 경쟁팀 중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있던 한화는 지금 61승69패로 7위다. SK는 유일하게 '60승' 고지를 밟지 못한 채 58승67패(2무)로 8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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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한화와 롯데의 경기가 열렸다. 2회말 1사 만루서 롯데 김문호가 우중월 만루홈런을 친 후 홈에서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부산=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9.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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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바지로 치닫은 '5위 전쟁'의 결말은 과연 어떻게 날까. 누구도 정확히 답을 내리기 어렵다. 하지만 현재 팀 전력과 분위기로는 롯데가 가장 유리한 게 사실이다. 시즌 막판 투타의 완벽에 가까운 조화가 이뤄지면서 승률이 급상승했다. 가능성 면에서는 KIA도 롯데에 버금간다. 무엇보다 롯데와 승차가 없으면서도 잔여경기수가 3개나 많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막판 순위 경쟁에서 잔여경기수는 대단히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승차가 1경기 이내라면 남은 경기가 많은 팀이 유리하다는 게 야구계의 상식이다. 막판 집중력을 유지한다면 KIA의 가을잔치행도 확률이 높다.
반면 한화는 이 두 팀보다는 확률이 떨어진다. 잔여경기는 KIA보다 3경기 적고, 승차에서는 롯데에도 1.5경기차로 밀려나 있다. 이 간극을 뒤집기 위해서는 대단히 뛰어난 경기력이 필요하다. 지난 한 달간 부진했던 모습이 이어진다면 100% 가을잔치 탈락이다. 시즌 초중반 때의 탄탄했던 모습이 다시 나타나야 한다. 추상적으로 '더 잘해야 한다'고 말하는 건 무의미하다. 구체적으로 계산해보자.
한화가 다시 '가을잔치'의 손님이 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시즌 '70승'은 하고봐야 한다. 그래야 조금 욕심을 내볼 수 있다. 하지만 이조차도 100% 가을잔치행을 보장하진 않는다. 경쟁팀들이 어떻게 하는 지를 지켜봐야 한다. 상황에 따라서는 '70승'을 하고도 가을잔치에 못갈 수도 있다. 그래도 최소한 경쟁팀을 압박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 '70승'인 건 틀림없다.
계산을 해보자. 한화가 70승을 한다는 건 15일 광주 KIA전부터 따져 남은 14경기에서 9승을 추가한다는 뜻이다. 잔여경기 6할4푼3리의 승률(9승5패)을 거둬야 한다는 뜻인데, 쉽지않은 노릇이다. 그러나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어쨌든 한화가 70승을 거둔다고 가정해보자. 시즌 최종성적은 70승74패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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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15 프로야구 NC와 KIA의 경기가 열렸다. 6대2로 승리한 후 KIA 김기태 감독이 이범호 등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광주=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9.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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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우 일단 한화와 맞대결이 없는 롯데는 잔여 14경기에서 8승 이상을 거두면 한화를 제친다. 14경기에서 5할7푼1리의 승률을 유지하면 된다는 뜻. 한화가 잔여 14경기에서 6할4푼의 승률을 기록하는 것보다 롯데가 남은 경기에서 승률 5할7푼을 기록할 가능성은 지금까지의 흐름으로 볼때 훨씬 높다. 그러나 시즌 막판 승부처에서 롯데 선수들이 동요하거나 집중력을 잃게될 경우 한화에 흐름을 내줄 수도 있다.
KIA 역시 상황이 비슷하다. 한화와 맞대결이 2번 있는데, KIA가 2번 모두 이기거나 1승1패를 할 경우 모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잔여경기가 많기 때문. 어쨌든 KIA의 2승과 1승1패 상황을 가정했을 때 잔여경기수는 한화 12경기, KIA 15경기다. 여기서 KIA는 1승1패일 때는 한화보다 3패 이상만 더 당하지 않으면 된다. 즉 한화가 8승4패를 기록해도 KIA가 8승7패면 이긴다. 2승을 했을 때는 5패까지 여유가 있다. 어쨌든 동률만 만들면 된다. 맞대결에서 KIA가 앞서기 때문.
만약 한화가 2승을 모두 따내고 잔여경기를 치르는 상황이라면 어떨까. 그러면 처지가 뒤바뀐다. KIA가 추격자가 되면서 한화보다 최소 2승을 더 따내야 반전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KIA에 2연승을 거둔 한화가 12경기에서 5승7패를 기록할 경우 KIA는 15경기에서 7승 이상 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승부는 더욱 미궁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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