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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인난 속에 손승락이 대박을 칠 수 있을까. 2군까지 내려가는 등 올시즌 수난이 이어지고 있다. 하필이면 FA직전해에 최악의 위기상황이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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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효과'는 존재한다. 아파도 참고 그라운드에 나서고, 없던 힘도 생긴다. 야구선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 바로 FA 직전해다. 올해가 끝나면 FA가 되는 선수 중 투수 최대어는 SK 정우람(30), 넥센 손승락(33), 롯데 송승준(35) 정도다. FA는 실력만으로 몸값이 책정되지 않는다. 전력보강에 의욕을 보이는 팀들끼리 눈치작전이 더해지면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최근 몇년간 신생팀 효과로 FA는 최대 호황을 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전 시즌 성적은 가장 중요한 잣대다. 올해 눈에 띄는 특징은 마무리 투수들의 몰락. 손승락과 정우람도 예외는 아니다. 연이은 역전패 빌미 제공으로 울상이다. 마무리는 믿음이 절대요소인데 흔들리고 있다. 주위에선 몸값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고 말한다.
FA계약 규모는 해가 갈수록 커져 이제는 70억원, 80억원까지 치솟았다. 앞자리 숫자가 바뀌면 10억원 단위 차이가 난다. 손승락은 '승락 극장'이라는 별명이 달갑지 않다. 가끔 역전패 주연이 되지만 그래도 2010년과 2013년, 2014년 세이브왕에 오른 국내 정상급 마무리다. 올시즌은 개인통산 최악의 시즌이다. 3승6패21세이브에 평균자책점은 4.01. 규모가 작은 목동구장을 홈으로 쓴다는 것을 감안해도 이정도면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달 19일 kt전에서 9회 6점을 내주며 9대10으로 역전패를 당했는데 손승락은 5점 차를 지키지 못하고 무너졌다. 지난 2일 LG전에서도 막판에 3점을 내주는 바람에 팀은 9대8 진땀승을 거뒀다. 급기야 2군으로 내려갔다. 2군에서 올라온 뒤 지난 13일 중간계투로 삼성전에 출전했지만 5타자를 상대로 2안타를 맞았다. 자신의 실점은 없었지만 팀실점은 막지 못했다. 일부 사령탑은 선수난, 특히 마무리 부족을 언급하며 "그래도 손승락만한 마무리가 어디있냐"는 얘기를 하곤 한다. 계약 당사자인 구단 프런트들의 판단과는 온도차가 있지만 모두가 깜짝 놀랄 수준의 거액계약은 기대하기 힘든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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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언터처블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던 정우람이다. 마무리보다 더 강한 셋업맨에서 마무리 보직까지 맡았지만 최근들어 크게 흔들리고 있다. 100억원 이야기는 점차 잦아드는 양상이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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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람은 7월까지만 해도 불펜투수로 초대형 대박을 꿈꾸고 있었다. SK구단은 이미 정우람을 꼭 붙든다는 각오로 아낌없는 베팅을 예고하고 있었다. 4년 100억원 얘기까지 나왔다. 다른 구단에서는 'SK가 내놓겠느냐. 그래도 나온다면 관심을 가지지 않을 팀이 어디있냐'는 반응이었다. 8월부터 정우람도 타자들에게 자주 공략당하고 있다. 지난 9일 롯데전에서 2이닝 1실점 세이브, 13일 NC전에서는 지석훈에게 끝내기 3점홈런을 얻어맞고 11대12 충격 역전패의 중심에 섰다. SK는 8회말에 2실점, 9회말에 6실점하며 처참한 하루를 보냈다. 칼날같은 제구와 과감한 몸쪽승부가 전매특허였는데 더이상 타자들은 주눅들지 않는다. 올시즌 7승5패13세이브10홀드, 평균자책점은 3.41까지 치솟았다.
이들의 예상밖 부진이 몸값 대폭하락으로 이어질지는 불분명하다. FA는 광풍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때로는 상식 밖의 계약이 만들어진다. 30억원짜리 선수가 50억원이 되고, 70억원이 될 수도 있다. 특히 정우람의 경우 비교적 젊은 나이 등을 감안할 때 지난해 삼성 안지만(4년 65억원)이 세운 불펜투수 최고액 경신은 유력해 보인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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