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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이대호' 남태혁, kt는 왜 그를 선택했나.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5-08-24 17:03


2016 KBO 신인드래프트가 24일 오후 서울 양재동 The-K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kt에 지명된 남태혁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졸 및 대졸 예정자와 해외 아마야구 출신 선수 등 모두 860여 명이 참가하는 이번 2차 드래프트는 홀수 라운드는 전년도 성적의 역순(kt 1순위), 짝수 라운드는 전년도 성적 순으로 10라운드까지 진행된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8.24/

장고 끝에 내린 결정. kt는 왜 예상을 깨고 내야수 남태혁(24)을 택했을까.

2016 KBO 신인드래프트가 열린 24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 호텔.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진 kt의 조찬관 스카우트 팀장이 내야수 남태혁을 호명했다. 해외 유턴파가 2차 신인 지명회의에서 사상 최초로 전체 1순위의 영예를 안은 순간이었다. 장내는 술렁였다. 예상을 깬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선수 본인도 "전체 1순위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지명되기만 해도 자존심이 상하지 않을 것 같았는데 정말 기분이 좋다"고 말할 정도였다.

조찬관 팀장은 "1라운드가 아니면 절대 못 잡을 것 같아 남태혁을 택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고교 야구에서 나무 배트를 사용한 뒤부터 거포들이 부쩍 줄었는데, 남태혁은 나무 방망이로 홈런을 치던 선수"라며 "몸이 유연하고 파워가 좋다. 스카우트 사이에서는 얼굴, 몸매, 스윙 등 '이대호(소프트뱅크)를 보는 것 같다'는 평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컨택트 능력도 좋다. 미국에 가지 않았다면 지금쯤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성장했을 것"이라며 "고등학교 3학년 때는 박병호(넥센)와도 곧잘 비교됐다. 간결한 스윙이 일품이다"고 덧붙였다.

우투우타인 그는 제물포고 3학년이던 2009년 LA 다저스와 계약했다. 다저스 산하 루키 팀인 옥덴 랩터스에서 뛰었고 1,3루 수비가 가능하다. 하지만 마이너리그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남기지 못했다. 4시즌 동안 111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4푼1리 9홈런 52타점을 기록했다. 문제는 잔부상이었다. 2012년 팔꿈치 수술을 받기도 했다. 조 팀장은 "부상이 있지만, 다저스 내에서도 우수한 파워를 지녔다는 호평을 했다"며 "전력상 투수 영입이 필요하지만 오른손 거포에 대한 미래 가치가 상당히 컸다. 향후 중심타선 대표선수로 키울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의 활약 여부에 따라 내년 시즌 외국인 선수를 모두 투수로 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kt 유니폼을 입은 남태혁은 "드래프트 날짜가 다가올수록 예민했는데, 후련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개인 훈련을 많이 했다. 그러면서 사람에 다가가는 방법을 많이 배웠다"며 "내년 시즌 부상 없이 풀타임 뛰는 게 목표다. 아프면 내 기량을 보여줄 수 없기 때문에 아프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파워는 자신 있다. 1군 무대에서 보여주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며 "수술을 했지만 수비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1,3루 어디든 맡겨만 주시면 잘 할 자신있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남태혁 외에도 부산고를 졸업하고 시카고 컵스에 입단했던 정수민이 1라운드에서 전체 8순위로 NC 유니폼을 입게 됐다. 최고 시고 148㎞의 직구가 매력적인 그는 지난 2013년 3월 컵스에서 방출당한 뒤 군복무를 마쳤다. 무엇보다 그 동안 수술을 한 번도 하지 않을만큼 유연성이 탁월하다. 제구도 안정적이라 NC 마운드에 큰 힘을 보탤 전망이다. 그는 "생갭다 빨리 지명됐다. 고향팀에 지명돼 더 기쁘다"며 "2011년에 미국에서 뛸 때 NC 단장님이 허락해주셔서 진해 2군 캠프에서 같이 연습할 수 있었다. 그런 인연 때문인지 꼭 NC를 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수민은 "팀의 에이스가 되는 것이 목표다. 야구 잘 하는 동기 선수들이 많은데 지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관심을 모은 이케빈은 2라운드에서 첫 번째로 삼성의 부름을 받았다. 최고 시속 152㎞의 빠른 직구를 보유한 그는 전체 1순위 후보로도 꼽혔지만, KIA 두산 SK 등이 1라운드에서 의외로 야수를 호명하며 순번이 뒤로 밀렸다. 이 밖에 샌디에이고 출신 나경민은 롯데의 부름을 받았다. 그는 덕수고시절 '5툴 플레이어'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또 시카고 컵스 출신 김동엽(외야수)은 SK 유니폼을 입는다. 다만 그는 9라운드로 상당히 늦게 이름이 불렸다. 이로써 이번 드래프트에 참가한 8명의 해외파 가운데 5명이 프로 입단을 눈앞에 뒀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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