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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프로야구는 유독 변수가 많다. 부상 선수 발생, 새 얼굴 등장, 외국인 선수의 활약, 한 여름 무더위 등 기존의 요인에다가 10구단 kt와의 맞대결 성적이 순위표를 뒤흔들 핵심 변수로 꼽힌다. 하나 더, 지난 4일부터 시작된 2연전 성적도 중요하다. 선수들은 일주일에 최대 두 번 이동하던 것을 세 번까지 움직여야 하고, 경기를 치를 수록 체력은 뚝 떨어진다. 그럴수록 부상 당할 확률은 높아져만 가는 건 33년의 프로야구 역사가 증명한 일. 류중일 삼성 감독은 "잘 먹어야 한다. 덥다고 차가운 음식을 먹기보다 보양식을 챙겨 먹어서 버텨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17일까지 2주일 간 치러진 2연전 체제에서 찜통 더위를 뚫고 선전한 팀은 어디일까.
2위 NC도 테임즈를 중심으로 야수들이 힘을 내며 9승이나 쓸어 담았다. 에이스 해커는 2경기에 선발 등판해 모두 승리 투수가 되며 0.60이라는 놀라운 평균자책점을 찍었다. 하지만 삼성이 패하지 않으면서 두 팀의 승차는 줄지 않았다. 17일 현재 4.5게임으로 쉽게 따라 붙기 힘든 수치이다. 그래도 이 기간 연패가 없다는 점은, NC가 창단 후 아주 빠르게 강팀 반열에 올라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9번째 구단 어린 선수들은 확실히 체력 관리의 노하우가 생긴 듯 하다.
이 밖에 3위 두산과 4위 넥센도 5할 승률을 넘기며 승부를 걸 시점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두산은 11경기에서 7승4패, 넥센은 12경기에서 6승6패다. 넥센의 경우, 지난 10일 대구 삼성전과 16일 목동 롯데전 등 주말 경기가 두 차례나 비로 날아가며 월요일 경기를 치렀지만 막강한 화력을 앞세워 선전했다. 그리고 이들 상위 4팀을 제외하면 KIA(5승6패) LG(5승7패) 한화(5승7패) SK(4승7패) 롯데(4승7패) kt(4승8패) 등 나머지 6개 구단은 5할 승률에 실패했다. '화제의 팀' 한화는 2연전을 치르며 시즌 첫 4연승에 성공하고도 곧바로 4연패에 빠지며 벌어 놓은 승수를 다 까먹었다. FA 송은범의 부진이 위로 치고 나가려는 팀의 발목을 매번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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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연전이 시작되기 전 대부분 사령탑들은 비슷한 전망을 내놓았다. 첫 경기를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것. 또 2연승을 하는 팀이 많을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실제로도 그랬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우리 팀은 8월 들어 승과 패를 반복하고 있다. 한 번쯤은 치고 나가야 하는 데 아쉬운 부분이다"면서도 "아무래도 첫 경기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기산 제압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류중일 삼성 감독도 "2연전은 더블헤더 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 첫 경기를 이겨야 하는 부담이 있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자 상대 선발이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상대 1,2선발이 모두 나오는 것은 아닌지 계산부터 하게 되는 셈이다. 만약 10개 구단 5인 선발 로테이션을 가동한다고 했을 때, 우리 팀 입장에서는 상대 4,5선발을 만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에이스를 피해가면서 2,3선발을 만나도 해볼 만 하다. 이처럼 적잖은 운이 따라야 좋은 성적이 뒤따르는 2연전 체제다. 또 선발진이 강하고 마운드가 두터운 팀만이 살아 남을 수 있다.
또 하나, 2연전을 통해 각 팀의 진짜 실력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전력 분석 수준, 백업층, 코칭스태프의 역량 등이 그것이다. 그 동안 일주일에 2팀만 하면 됐던 전력분석은 이제 3팀을 해야 한다. 밤샘 작업과 연구가 필요하고 선수들에게 결과물을 내줘야 한다. 백업층은 그 간 2군 선수들을 얼마나 잘 관리했고 키웠는지를 말해주는 척도. 주전들이 체력 문제를 호소하며 1.5군에 의해 승부가 갈릴 수 있는 게 2연전 체제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상황을 머릿속에 넣고 정확한 판단을 내려야 하는 게 감독과 코치의 몫이다. "힘들어 죽겠다"는 선수들을 뒤에서 밀며 성적을 내야하고, 또 9월까지 버틸 묘안도 짜 내야 한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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