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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스튜어트의 두 얼굴, 45구 징크스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5-08-14 08:09


13일 잠실구장에서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 스와잭과 NC 스튜어트가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힘차게 투구하고 있는 스튜어트.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8.13

확실히 통계는 무시할 수 없다. 징크스로 굳어지기도 한다.

두산 장원준은 1회 징크스가 있다. 1회에 유독 고전한다. 만반의 준비를 하지만, 오히려 심리적 부담감으로 인해 부작용이 나는 경우도 많다.

그런 의미에서 NC 외국인 투수 재크 스튜어트는 '45'라는 숫자가 원망스러울 듯 하다.

그는 매우 매력적인 투수다. 150㎞를 육박하는 패스트볼과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한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그의 투구 동작이다. 매우 빠른 예비동작에서 투구가 이뤄지기 때문에 타자가 타이밍을 맞추기 매우 힘들다.

여기에 경기 템포가 매우 빠른 선수다. NC 김경문 감독은 "스튜어트의 빠른 템포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했다. 팀동료들의 수비 피로도를 최소화하고, 경기의 빠른 진행을 도와준다. 게다가 상대 타자가 타석에서 생각할 틈을 주지 않기 때문에 경기력에서도 도움이 된다.

13일 잠실 두산전. 5회 타석에 들어선 최주환은 0B 2S 상황에서 스튜어트가 빠른 피칭을 하자 타임을 요청하기도 했다. 올 시즌 교체 카드로 한국에 입성한 스튜어트에 대한 평가는 매우 긍정적이다. 수준급의 선발 투수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넘어야 될 산이 있다. 뒷심 부족이다.

기록을 하나 보자. 12일까지 스튜어트는 45구 이전까지 피안타율이 1할6푼1리에 불과하다. 위에서 언급한 빠른 템포와 예비동작, 그리고 구위가 결합된 결과물이다.


하지만 45구가 지나가면 위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피안타율은 무려 3할4푼5리까지 치솟는다. 46~60구 사이의 피안타율은 무려 4할4푼8리다.

이날도 그랬다. 스튜어트는 1회 선두타자 허경민에게 안타를 허용, 1사 2루 위기를 맞았지만, 결국 무실점으로 버텨냈다. 그리고 2회부터 5회까지 삼자범퇴. 완벽한 피칭이었다. 탈삼진만 무려 4개를 솎아냈다. 강한 두산 타선을 완벽히 제어했다.

하지만 강력한 변수가 등장했다. 5회까지 스튜어트의 투구수는 60개. 결국 6회 그의 약점이 발목을 잡았다.

선두타자 김재호에게 3루수 앞 내야안타를 허용했다. 불운했다. 제대로 맞지 않은 타구가 공교롭게 투수와 3루수 사이로 흘렀다. 이후, 허경민과 민병헌 김현수 양의지 로메로에게 집중타를 맞았다. 결국 1-0의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NC는 1-3으로 역전을 당했다.

7회도 연속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선두타자 최주환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한 뒤 김재호에게 좌전안타를 맞았다. 무사 1, 3루의 위기 상황에서 허경민의 유격수 앞 땅볼로 추가 실점. 이후, 정수빈의 타석 때 2B 2S 상황에서 세 차례나 파울 커트를 당했다. 결국 9개의 공을 던졌지만 볼넷. 민병헌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또 다시 실점. 결국 이혜천과 교체됐다. 총 108개의 공을 던지면서 6⅓이닝 9피안타 6탈삼진 5실점. 경기 초반 엄청난 페이스에 비해 아쉬웠던 결과.

왜 이런 결과가 나올까. 일단 타순이 1~2차례 돌면 스튜어트의 특이한 폼에 대한 타이밍을 서서히 타자가 잡을 수 있는 시점. 여기에 스튜어트의 경기 초반 위력적인 볼끝이 조금씩 무뎌진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이 부분이 결합되면서 피안타율이 급상승한다.

기량과 특이한 투구폼을 감안할 때 스튜어트가 수준급의 선발 투수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남은 경기나 포스트 시즌에서 좀 더 위력적인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는 '45구 징크스'를 넘어서야 한다. 스튜어트에게 남겨진 숙제다. 잠실=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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