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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기 두산 MVP는 주전 유격수 김재호다.
그는 리그 최강의 9번 타자다. 팀내 타격 1위다. 가장 타격이 약한 타순인 9번 타자가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하는 이상현상을 만들어냈다. 그의 활약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즌 전 김재호는 여름에 많은 초점을 맞췄다. 지난 시즌 김재호는 여름에 무너졌다.
그리고 두번째는 달랐다. 김재호는 마인드를 변화시켰다. 그는 "여름에는 어차피 모든 선수들에 제대로 먹지 못하고 제대로 자지 못한다"고 했다.
하지만 준비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시즌 전 벌크업에 성공했다. 몸무게를 8㎏ 불렸다. 근육량이 더욱 늘어났다. 여름에 버틸 수 있는 힘을 만들어냈다. 김재호는 "지난해에는 여름 이후 보는 분들마다 살이 왜 이렇게 빠졌냐고 하셨다"며 "하지만 올해는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이 없다"고 했다.
지난해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해 1000만원을 기부했다. 올해는 자신의 생일에 팬들에게 받은 쌀화환을 보육시설에 기부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쑥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냥 자그마한 힘을 보태고 싶었다"고 했다.
하지만 자신에게 매우 엄격하다. 현역 시절 이뤄야 할 6개의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미 올스타전 출전은 이뤄냈다. 골든글러브와 팀 우승, 3할 타율, 국가대표, 일본 진출 등이 위시리스트다.
그는 "이루지 못하는 것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목적을 명확히 만들어야 내 자신을 항상 채찍질할 수 있다"며 "단 하나만 이뤄놓고 있는 상태"라고 했다.
사실 3할 타율은 이미 달성했다. 2013년 3할1푼5리를 기록했다. 하지만 김재호는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다. 제대로 된 3할이 아니다"라고 했다.
올해 대거 자신의 목표를 이룰 가능성이 높다. 이대로 간다면 유격수 부문 가장 강력한 골든글러브 후보다. 3할 타율도 가시권이다. '프리미어 12'는 병역혜택이 없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환영받지 못하는 대회. 하지만 김재호는 "국가대표로 꼭 한 번 뛰고 싶다"고 했다.
두산의 전반기 MVP는 12승을 올린 유희관도, 안방을 든든하게 지킨 양의지도 아니다. 김재호는 그만한 역할을 했다. 후반기에 이 페이스를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다. 그에게 더욱 눈길이 가는 이유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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