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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저마노, 삼성 도움 없이는 영입 불가능했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5-07-02 19:17 | 최종수정 2015-07-03 06:00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4연패를 이룬 1등팀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치열한 경쟁의 세계에서 다른 팀을 돕는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대승적 차원에서 결단을 내렸다. 막내 kt 위즈를 돕기로 했다.

kt는 2일 필 어윈을 대체할 새 외국인 투수로 저스틴 저마노를 영입한다고 발표했다. 이미 구단과 선수간의 합의는 끝났고 세부 사항만 조율하면 저마노는 kt 유니폼을 입게 된다. kt는 지난달 27일 어윈을 방출하기로 최종 결정한 바 있다. 올시즌 한국 무대에 데뷔해 12경기 56이닝 1승7패 평균자책점 8.68의 좋지 않은 성적을 기록했다. 어윈 퇴출 후 새 외국인 투수를 물색하던 kt는 저마노를 대체자로 최종 낙점했다.

저마노는 이미 한국팬들에게 친숙한 선수다. 2011 시즌 도중 대체 선수로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8경기 5승1패 평균자책점 2.78의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저마노가 합류한 뒤 선발진이 안정되며 삼성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통합 4연패의 시작이었다.

저마노는 82년생으로 키 1m88, 95kg의 체격 조건을 갖춘 우완 정통파다. 2000년 미국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지명을 받았고 2004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삼성 시절 이미 실력은 검증받았다. 삼성도 2012 시즌 재계약을 희망했다. 하지만 선수 본인이 다시 빅리그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 재계약이 무산됐었다. 이후 미국에서 공을 던지던 저마노는 올시즌 시애틀 매리너스 산하 트리플A 팀인 타코마 레이니어스에서 18경기 7승3패 평균자책점 2.83을 기록중이었다. 지난달 28일 마지막 선발 등판 경기에서는 무사사구 완봉승을 거뒀다는 후문이다.

사실 저마노는 kt 유니폼을 입지 못할 수도 있었다. 2011 시즌 후 본인이 재계약을 거절했기에, 당시 규약에 따라 5년간 원소속 구단 보류 선수로 묶여야 했다. 따라서 저마노는 2016년까지 삼성 소속으로만 한국 무대에 복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삼성이 막내 kt를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저마노를 빼주기로 했다. 젊은 선발 투수들의 부담을 덜어줄 이닝이터를 찾던 kt 입장에서는 저마노만한 카드가 없었다. 삼성에 조심스럽게 영입 요청을 했다. 삼성은 한국야구 발전을 위해 고심 끝에 승낙 결정을 내렸다.

저마노가 향후 삼성과의 경기에 등판해 삼성을 괴롭힐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계산을 하게 되면 올시즌 1군에 데뷔한 막내 팀을 도울 수 없었다. 최근 NC 다이노스도 신인 지명 우선권을 kt에 양보하는 훈훈한 모습을 연출했다. 선배팀들의 도움 속에 진짜 프로팀으로 거듭나고 있는 kt다. kt 관계자는 "삼성 구단의 배려에 정말 감사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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