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경기에 계속 나가다 보니, 자신감도 생기고 공도 눈에 익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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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말 강정호는 0B2S에 몰린 상황에서 레그킥 없이 왼발 뒤꿈치만 살짝 들고 배트를 돌렸다. 투스트라이크 이후 나오는 타격. 맞히는데 집중하기 위한 방법이지만, 한복판으로 몰린 93마일(약 150㎞)짜리 직구는 배트 중심에 정확히 맞았다. 선제 솔로홈런, 강정호의 시즌 2호 홈런이었다. 공교롭게도 지난 4일과 마찬가지로 세인트루이스전에서 홈런이 터졌다.
3-3 동점이던 7회에는 강정호를 위한 작전이 나왔다. 선두타자 스티브 롬바르도치가 볼넷을 골라 나가자, 피츠버그 벤치는 조시 해리슨에게 희생번트를 주문했다. 다음 타자는 강정호. 강정호의 타격을 믿었기에 가능했던 번트 작전이었다. 강정호는 그 기대에 부응하며 구원투수 미치 해리스의 2구째 몸쪽 95마일(약 153㎞)을 잡아당겨 좌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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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클린트 허들 감독은 "강정호가 투스트라이크에서 흔치 않은 실투를 놓치지 않고, 아름다운 스윙으로 홈런을 때려냈다. 그는 우리에게 좋은 타격을 선사하고 있고, 실력을 마음껏 과시하고 있다"며 극찬했다.
현지 언론 역시 강정호에게 찬사를 보냈다. 최근 강정호를 주전으로 기용해야 한다는 칼럼을 실었던 피츠버그 포스트 가젯은 "강정호가 타석에서 반짝반짝 빛났다"고 표현했고, 피츠버그 트리뷴 리뷰는 "강정호가 더 많은 경기는 물론, 주전으로 출전할 준비가 됐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강정호는 스스로 자신감을 언급할 정도로 메이저리그 적응을 마친 모습이다. 점차 그에 대한 믿음이 커지고 있는 구단과 허들 감독이, 그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주는 일만 남았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