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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 언급한 강정호, 이제 주전 도전 남았다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5-05-11 10:44


"아무래도 경기에 계속 나가다 보니, 자신감도 생기고 공도 눈에 익는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강정호에게 제법 '빅리거'의 향기가 난다. 이젠 '자신감'이 생겼다고 당당히 말하고 있다. 강정호는 1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의 PNC파크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시즌 2호 홈런과 결승타를 때려냈다.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하는 중이다. 시즌 여섯번째 멀티히트로 타율은 3할1푼8리에서 3할3푼3리(48타수 16안타)까지 올랐다.


시즌 2호 홈런을 때려내고 있는 강정호. ⓒAFPBBNews = News1
홈런과 결승타 상황 모두 인상적이었다. 강정호는 이날 2번-3루수로 출전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 상위 타순에 배치된 것이다. 강정호에 대한 달라진 신뢰를 확인할 수 있는 장면. 그동안 강정호는 6~9번 타자로만 나서왔다.

1회말 강정호는 0B2S에 몰린 상황에서 레그킥 없이 왼발 뒤꿈치만 살짝 들고 배트를 돌렸다. 투스트라이크 이후 나오는 타격. 맞히는데 집중하기 위한 방법이지만, 한복판으로 몰린 93마일(약 150㎞)짜리 직구는 배트 중심에 정확히 맞았다. 선제 솔로홈런, 강정호의 시즌 2호 홈런이었다. 공교롭게도 지난 4일과 마찬가지로 세인트루이스전에서 홈런이 터졌다.

3-3 동점이던 7회에는 강정호를 위한 작전이 나왔다. 선두타자 스티브 롬바르도치가 볼넷을 골라 나가자, 피츠버그 벤치는 조시 해리슨에게 희생번트를 주문했다. 다음 타자는 강정호. 강정호의 타격을 믿었기에 가능했던 번트 작전이었다. 강정호는 그 기대에 부응하며 구원투수 미치 해리스의 2구째 몸쪽 95마일(약 153㎞)을 잡아당겨 좌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경기 후 강정호는 수훈선수 인터뷰를 위해 팬들 앞에 섰다. 그는 "지난 세인트루이스와의 3연전 모두 연장전에서 지면서 3연패를 했다. 이번에는 어떻게든 이겨보고 싶었다. 2연승을 하게 돼 선수들이 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보다는 팀 얘기를 먼저 했다. 피츠버그는 지난 시리즈 스윕의 아픔을 이번엔 위닝시리즈(2승1패)로 갚았다.


홈런을 치고 베이스를 돌고 있는 강정호. ⓒAFPBBNews = News1
이어 "경기에 계속 나가다 보니, 자신감도 생기고 공도 눈에 익는 것 같다. 앞으로는 주자 있을 때 더 신경 써서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열정적인 팬들 얘기가 나오자 강정호는 "팬들이 많은 곳에서 야구를 하면 성적이 더 좋다. 앞으로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응원 많이 해달라"고 말한 뒤, 마지막 인사로 "땡큐 피츠버그"를 외쳤다.

경기 후 클린트 허들 감독은 "강정호가 투스트라이크에서 흔치 않은 실투를 놓치지 않고, 아름다운 스윙으로 홈런을 때려냈다. 그는 우리에게 좋은 타격을 선사하고 있고, 실력을 마음껏 과시하고 있다"며 극찬했다.


현지 언론 역시 강정호에게 찬사를 보냈다. 최근 강정호를 주전으로 기용해야 한다는 칼럼을 실었던 피츠버그 포스트 가젯은 "강정호가 타석에서 반짝반짝 빛났다"고 표현했고, 피츠버그 트리뷴 리뷰는 "강정호가 더 많은 경기는 물론, 주전으로 출전할 준비가 됐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강정호는 스스로 자신감을 언급할 정도로 메이저리그 적응을 마친 모습이다. 점차 그에 대한 믿음이 커지고 있는 구단과 허들 감독이, 그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주는 일만 남았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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