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걸 다 받아주더군요. 어찌나 든든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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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시즌 들어서 가장 좋은 모습이었던 건 자명하다. 배영수는 이날 경기 전까지 5경기(2선발)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평균자책점이 무려 12.10이나 됐다. 성적만 봐서는 2군에 가야할 수준이었다. 그러나 2일 롯데전은 달랐다. 매우 쉽고 편하게 타자들을 농락했다.
사실 이 경기에 걸린 의미는 매우 컸었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배영수의 등판을 앞두고 "큰 고비가 될 것 같다"는 말을 했었다. 배영수가 이번 등판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제구력 회복을 위한 특단의 조치까지도 고려하고 있었다. 그런데 배영수는 이 고비를 스스로의 힘으로 넘겼다.
이 가운데 구종의 변화는 배영수의 호투를 기술적으로 설명하는 근거가 된다. 그리고 바로 이 부분에서 포수 조인성의 진가가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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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수가 적극적으로 드롭성 변화구를 던져 타자의 땅볼이나 헛스윙을 유도했다는 걸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포크볼이나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애용했다는 뜻. 실제로 슬라이더(19개)와 포크볼을 합치면 정확히 이날 투구수의 50%가 된다.
이런 변화구 구사를 할 수 있던 가장 큰 배경이 바로 조인성의 힘이다. 배영수는 "맞지 않으려고 원바운드 성의 공을 일부러 더 많이 던졌다. 대부분 그런 궤적으로 공이 갔다. 그런데, 와! 그걸 다 잡아주시더라. 감탄하면서도 든든했다"고 말했다. 매 경기 고질적으로 나왔던 폭투는 이날 단 한 개도 없었다. 포구를 바로 못해도 조인성은 몸으로 막아 공을 앞쪽에 툭 떨어트렸다. 그런 모습이 배영수에게 힘을 실어주는 장면이다.
결국 배영수가 모처럼 마음놓고 호투할 수있던 배경에는 조인성의 막강한 블로킹 능력이 있었다. 그리고 이들의 조합이 2일 경기의 시너지 효과를 낸 것이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