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삼성-NC전이 열린 마산구장에는 다소 낯선 모습이 연출됐다. NC 4번타자 테임즈 타석에서 삼성 수비진은 극단적인 수비 시프트를 감행했다. 4회와 7회, 3루수는 오른쪽으로 이동해 유격수 자리에 섰다. 유격수는 2루수 위치, 2루수는 2루수와 1루수 사이를 메웠다. 외야수들도 오른쪽으로 살짝 이동했다. 왼손 거포 테임즈를 막기위한 수비 시프트다. 이를 본 삼성 관계자도 "우리팀은 수비 시프트를 거의 하지 않는데"라며 의아해할 정도였다. 이날 테임즈는 삼진 1개를 포함해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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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테임즈는 극단적인 끌어당기기 타법을 구사한다. NC관계자는 "인터넷 검색을 해봐도 테임즈의 끌어당기기 타법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미국에 있을 때부터 상대팀이 수비 시프트를 한적이 있다. 워낙 영리한 친구여서 스스로 대비할 것"이라고 했다.
왕년의 홈런왕 배리 본즈나 데이빗 오티스 등 메이저리그 일부 극강 거포들은 수비 시프트를 달고 살았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밀어치는 타법을 구사하진 않는다. 거포의 장점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또 타법을 바꾸다 보면 밸런스가 흐트러져 좋은 리듬이 망가질 수 있다. 야수들이 아무리 촘촘하게 선다고 해도 야구장의 그 많은 공간을 다 메울 수는 없고 어차피 공중으로 뜬 장타는 새가 아닌 이상 잡을 수 없다.
수비 시프트도 작전이다. 당연히 성공확률이 높을 때 감행된다. 테임즈가 보란듯이 이겨내면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NC타선의 핵을 넘어 한국프로야구 최고타자로 거듭나고 있는 테임즈, 이를 막으려는 상대팀들. 그 수싸움이 더욱 가열될 조짐이다. 마산=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