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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이상의 행보에 '호랑이' 팬들은 즐겁기만 하다.
이날까지 KIA는 이들 3명의 선발투수만을 썼다. 우천으로 인해 2경기가 취소돼 4,5선발이 등판할 틈이 없었다. 이들 3명이 5경기에서 올린 합계 평균자책점은 0.93이다. 10개팀 선발진 가운데 가장 좋은 기록이다. KIA가 무패 행진을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 무엇보다 선발투수들의 활약이다.
이번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대졸 신인 투수가 일을 냈다. 6일 수원에서 열린 kt전. 올해 건국대를 졸업하고 입단한 오른손 투수 문경찬이 데뷔전을 치렀다. 경기전 김기태 감독은 "4~5회 정도 던지면 만족한다"고 했다. 기존 선발 요원이었던 임준혁이 허리 부상으로 빠진면서 문경찬이 이날 선발 기회를 잡았다. 올시즌 처음으로 다른 선발 요원이 마운드에 오른 것이다.
2회에는 1사후 박경수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조중근을 유격수 병살타로 막아내며 가볍게 이닝을 마무리했다. 3회를 삼자범퇴로 잡은 문경찬은 4회 선두 김민혁을 좌전안타로 출루시켰지만, 김태훈을 2루수 땅볼, 마르테를 3루수 병살타로 처리하며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130㎞대 중반의 낮게 제구된 직구에 김태훈과 마르테 모두 땅볼을 치는데 그쳤다. 5회에도 무사 1루서 박경수를 135㎞짜리 직구로 병살타로 돌려세운 뒤 조중근을 땅볼로 유도했다.
6회 선두 용덕한에게 중월 2루타를 얻어맞은 문경찬은 박기혁을 중견수 플라이로 막은 뒤 1사 3루서 임준섭으로 교체됐다. 임준섭이 이대형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는 과정에서 한 점을 허용, 문경찬의 실점으로 기록됐다. 5⅓이닝 동안 4안타 1실점 선발승. 안정된 제구력과 신인답지 않은 침착한 경기운영으로 김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특히 직구는 128~141㎞까지 다양하게 속도 변화를 주면서 kt 타자들을 요리했다.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변화구도 다양하게 구사했다. KIA 투수가 데뷔전서 선발승을 거둔 것은 2013년 4월 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임준섭 이후 2년만이다.
KIA는 또다른 선발요원인 임기준이 우천으로 노게임이 선언된 지난 3일 SK전에서 4이닝 1실점으로 잘 던진 바 있다. 여기에 문경찬마저 기대 이상의 결과를 냄으로써 상승세를 이어갈 공산이 커졌다.
경기후 문경찬은 "어떨떨 하다. 뭘 던졌는지 기억이 안난다. 경기전 제구 하나만 생각하고 마음먹었고, 그렇게 던졌다. 긴장하지는 않았고 재밌고 설레였다며 기쁨을 나타낸 뒤 "마운드에 적응하지 못해 변화구 제구가 좋지 못했다. 구속 욕심이 있지만 무엇보다 지금 잘하는 것을 살리고 싶다. 난 제구력 투수다. 기복없이 꾸준한 선수가 되는게 목표"라고 기쁨을 나타냈다.
수원=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