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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뜯어고쳤다는 임지섭, 뭐가 달라졌나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5-03-11 13:58


22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 이시가와 구장에서 SK와 LG의 연습경기가 열렸다.
LG 임지섭이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오키나와(일본)=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2.22.

"류택현 코치가 제일 긴장하지 않겠나."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시범경기가 열리기 전인 11일 부산 사직구장. 경기 전 만난 LG 양상문 감독은 "오늘 경기 제일 긴장하며 지켜볼 사람이 있다. 바로 류택현 코치"라고 했다. 이유가 있었다. 이날은 LG 좌완 신예 임지섭이 선발로 등판하는 경기였다.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한국에 돌아와 치르는 첫 실전. 양 감독은 "시즌 초반 류제국의 공백이 있는데, 이 자리를 지섭이가 채워줘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그렇게 이날 선발 등판으로 시험 무대에 올라선 임지섭이었다.

사연이 많은 선수다. 지난해 고졸 신인으로 입단해 개막 두 번째 경기였던 두산 베어스전에서 승리 투수가 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몸도 좋고, 공도 빨랐지만 고질인 제구 불안으로 더이상 1군 무대에 설 수 없었다.

대수술에 들어갔다. 양 감독은 코치 수업을 받게 하는 차원에서 류택현을 전담으로 붙였다. 모든 것을 뜯어고치겠다고 했다. 양 감독은 "다음 시즌(지난해 기준)까지 실전에 투입시키지 않을 것이다. 길게 내다볼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생갭다 복귀가 빨라졌다. 처음에는 "올시즌 중반부터 투입할 생각"이라고 하더니 이제는 개막 선발 로테이션 합류까지 왔다. 양 감독은 이에 대해 "절대 욕심부리는 것은 아니다. 류택현 코치가 정말 잘 만들어놨다. 확실하게 준비가 됐는데, 투입을 늦출 이유가 없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실전에서 임지섭의 모습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확실히 차이가 있었다. 가장 먼저 바뀐 것은 투구폼. 지난 시즌에는 팔이 스리쿼터 형식으로 옆으로 나왔다면, 이날 경기에서는 확실히 머리 위에서 뿜어져 나오는 오버핸드 스로 투수의 모습이었다. 당연히 구위가 상승할 수밖에 없다. 또 안정된 릴리스 속에 제구가 한층 좋아졌다. 지난해에는 힘만 앞세워 공을 던지려다보니 폼이 자주 흔들렸고, 공을 놓는 위치도 제각각이었는데 이날 경기에서는 똑같은 릴리스 포인트에서 공을 던졌다. 우타자의 경우 바깥쪽 빠른 직구로 카운트를 잡고, 같은 폼에서 떨어지는 변화구를 던지자 쉽게 대처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임지섭의 이날 직구 최고구속은 146㎞를 기록했다. 양 감독은 "날이 풀리면 150㎞ 이상도 충분히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임지섭은 이날 경기 3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탈삼진 4개. 볼넷은 1회 1개였다.

임지섭이 LG 선발진의 희망이 될 수 있을까. 물론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 이날 경기는 시범경기였을 뿐이다. 롯데 타선은 모두 백업 선수들이 나왔다. 그래도 확실한 건 이날 하루만큼은 류 코치가 두 발 뻗고 편히 잘 수 있다는 것이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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