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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왕년의 스타들, 해설 하려는 진짜 이유는?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5-01-13 10:24



프로야구 왕년의 별들이 방송국으로 모이는 이유는?

프로야구 오프시즌, 선수 뿐 아니라 코칭스태프의 이동도 활발하다. 그런데 지도자 생활을 잠시 접고 마이크를 잡는 스타들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이름만 들어도 팬들을 아직까지 설레게 하는 이름들이다. 이종범 정민철 송진우(이상 전 한화 이글스 코치) 김선우(전 LG 트윈스) 조성환(전 롯데 자이언츠) 등이 해설위원으로서의 새출발을 위해 열심히 준비중이다. 이 뿐 아니다. 최근 은퇴를 선언한 현재윤(전 LG) 안치용(전 SK 와이번스) 등 여러 선수들도 지도자가 아닌 해설위원의 길을 걷고 싶다고 공개적으로 얘기했다.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해설위원 자리는 은퇴 후 코치 생활 등을 하며 어느정도 식견이 쌓인 베테랑들의 전유물이었다. 그리고 선수 출신도 스타 출신보다는 상대적으로 이름값이 떨어지는 선수들이 주로 마이크를 잡았다. 아무래도 스타 플레이어 출신은 각 구단들에서 지도자로 키우기 위해 공을 들였다.

하지만 박재홍 양준혁(이상 MBC 스포츠+) 김재현(한화 이글스 코치) 마해영 등 젊은 스타 플레이어 출신 해설위원들이 탄생하며 흐름이 바뀌었다. 그리고 이제는 선수들이 은퇴를 선언하자마자 해설가의 길을 걸으려 한다. 분명히 이유가 있다.

첫째, 가장 중요한 이유는 돈이다. 냉정히 말해 코치 연봉보다 해설위원 연봉이 훨씬 많다. 초보 코치들은 처음 선수 시절 이름값을 다 떼고 5000만원 수준의 연봉을 받는다. 하지만 최근 해설위원 연봉은 다르다. 억대 연봉에, 다년 계약 조건의 계약금도 있다.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허구연(MBC 해설위원) 등 스타 해설위원들만 억대 연봉을 받았는데,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중계방송사가 늘어나고 서로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며 스타 해설위원 영입전에 불이 붙었다. 최근에는 10구단 kt 위즈의 가세로 방송사 1곳이 더 생겨날 예정이어서 해설위원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두 번째는 해설위원에 대한 달라진 인식이다. 해설위원으로 구장 밖에서 야구를 보는 것이 큰 공부가 되고, 이 학습을 바탕으로 현장에 복귀했을 시 더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해설위원이 되면 현장으로 돌아오기 힘들다는 시선들이 사라졌다. LG 트윈스 4강 기적을 만든 양상문 감독이 대표적이다. 양 감독을 보좌하는 차명석 수석코치도 해설위원 출신 지도자 인식을 바꾼 대표적 인물이다. 올겨울에도 손 혁(넥센 히어로즈 코치) 김재현 코치가 해설위원에서 코치로 직함을 바꿨다. 돈과 식견을 모두 쌓을 수 있는 일석이조의 직업이 됐다.

물론, 이와 같은 현상을 무조건 반길 수만은 없다. 선수가 그라운드의 주인공인 것은 분명하지만, 프랜차이즈 스타들이 코치로서의 지도자 길을 걸어가야 팬들의 관심이 더 높아질 수 있다.


또 선수로 직접 야구를 하는 것과, 이를 말로 전달하는 일은 엄연히 다르다.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라고 해서 무조건 해설을 잘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기본적으로 시청자들이 즐겁게, 그리고 심층적으로 야구를 즐길 수 있도록 신입 해설위원들이 피나는 노력을 해야한다. 한 해설위원 출신 지도자는 "해설위원 일을 만만히 봤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 정말 많은 공부를 해야한다. 특히, 스타플레이어 출신들은 낮은 곳에서 야구를 볼 수 있는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선수 시절 동안 크게 고생을 해보지 않으면 야구 전반을 다 꿰뚫기 힘들다"라고 조언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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