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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황목치승, ‘1군 첫 번째 고비’ 극복할까?

박아람 기자

기사입력 2014-08-12 09:50



지난 7월 15일 이름부터 생소한 선수가 LG 1군에 처음 등록되었습니다. 내야수 황목치승입니다. 조부가 일본인이어서 성이 '황목(荒木)'인 황목치승은 중학교까지는 제주도에서 나왔지만 고교와 대학은 일본에서 마쳤습니다. 고양 원더스를 거쳐 2013년 10월 LG에 입단해 약 9개월 만에 1군 무대에 데뷔했습니다.

황목치승은 173cm와 68kg의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내야수로서 강한 어깨와 민첩한 풋워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타석에서는 초구나 2구에 쉽게 방망이를 내지 않고 상대 투수와 끈질긴 승부를 펼쳤습니다. LG 유지현 수비 코치의 현역 시절 모습을 다시 보는 것 같다든가 혹은 일본 야구 스타일의 영리하고 근성 있는 플레이를 한다는 호평도 있었습니다.

데뷔 첫 안타는 결승타였습니다. 7월 29일 대구 삼성전에서 6:6 동점이던 8회초 무사 1, 3루 기회에 나선 황목치승이 투수 강습 내야 안타로 귀중한 적시타를 뽑아낸 덕분에 LG는 7:6으로 신승했습니다. 8월 1일 잠실 넥센전에서 사구를 맞은 여파로 오지환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자 황목치승은 주전 유격수로 꾸준히 선발 출전하고 있습니다.

현재 황목치승의 타율은 0.333입니다. 수치상으로는 만족스럽습니다. 하지만 최근 2경기에서는 6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침묵했습니다. 특히 9일 잠실 한화전에서는 양 팀이 0:0으로 맞선 3회말 무사 1, 2루 기회에서 초구와 2구에 희생 번트를 시도하다 파울에 그친 뒤 삼진으로 돌아섰습니다. 선취 득점하며 경기를 주도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LG는 1:0으로 패배했습니다.

황목치승의 또 다른 장점인 타석에서의 인내심은 상대 배터리의 적극적인 승부로 인해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초구나 2구 공략 빈도가 낮으며 공을 오래 본다는 사실을 간파한 상대가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며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하고 있습니다. 황목치승도 11일 잠실 한화전 3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초구에 기습 번트를 시도하며 돌파구를 마련하려 했지만 파울에 그쳤고 결과는 삼진이었습니다.

유격수로서 무엇보다 중요한 수비에서도 약점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어깨는 강하지만 송구의 정확성이 부족합니다. 지난 9일 잠실 한화전까지 땅볼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1루로 던진 송구가 빗나가는 일이 거의 매 경기 나왔습니다. 넉넉한 타이밍이었던 데다 1루수 정성훈이 베이스를 비우며 매끄럽게 처리해 아웃시킬 수 있었지만 송구가 뒤로 빠지는 실책이나 1루수와 타자 주자의 충돌 가능성마저 엿보였습니다.

11일 경기에서는 황목치승이 선취점 실점에 일조했습니다. 1사 후 1루 주자 정근우가 2루 도루를 시도할 때 포수 최경철의 송구가 뒤로 빠졌습니다. 정근우는 내쳐 3루까지 향했는데 2루 베이스 뒤에서 커버한 황목치승의 3루 송구가 높았습니다. 1차적으로는 최경철의 실책이지만 황목치승 또한 정확한 송구였다면 승부를 걸어볼 만 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이 되어야 했으나 1사 3루가 되자 선발 신정락은 연속 사사구에 이어 피에에 만루 홈런을 허용해 선취점이자 결승점을 내줘 LG는 4:2로 패배했습니다. 공수에서 만족스럽지 못했던 황목치승은 6회말 세 번째 타석에서 대타 채은성으로 교체되었습니다.

황목치승이 1군 무대에 데뷔한지도 한 달에 접어듭니다. 상대가 치밀한 전력 분석을 통해 그를 파악하고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시기에 접어들었습니다. 1군에 올라온 선수라면 누구든 피할 수 없는 첫 번째 고비를 맞이한 것입니다. 황목치승이 고비를 넘기며 1군에 연착륙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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