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KIA의 부상 관리, 베테랑에서 길을 찾아라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4-07-06 11:27 | 최종수정 2014-07-06 11:27



지난 수년간 KIA 타이거즈에게 '100% 전력'은 남의 나라 얘기였다. 유독 부상자가 많아 최상의 전력을 가동하지 못했다. 한 선수가 돌아오면, 또다른 선수가 나가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10번째 우승을 일궈낸 2009년 이후 매년 부상은 주홍글씨처럼 KIA를 괴롭혔다.

부상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경기 도중 타구에 맞는 등 예방이 완전히 불가능한 부상이 있는가 하면, 고질적인 부상부위인 햄스트링처럼 예방과 관리가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매년 속출하는 부상자로 인해 고전하던 KIA에게 '부상 방지'는 최우선 과제였다. 현재의 트레이닝 파트가 질적, 양적 수준에서 부족한 건 아니다. 하지만 너무나 많은 부상자로 인해 부족해 보일 뿐이다. 트레이너들의 방식 역시 타구단과 다를 게 없다. KIA는 이미 과거의 경험을 거울삼아 부상 '관리'에 큰 힘을 기울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면, 문제는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한다. 선수들이 정말 부상 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베테랑 최영필에 대한 선동열 감독의 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는 "최영필 같은 선수들을 보면 40대 선수가 20대보다 몸 관리를 더 잘 한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많이 한다"며 "40대까지 선수생활을 이어간다는 건 훈련량이 젊은 선수들보다 배 이상 많다는 것이다. 본인이 야구에 대한 애착이 강하고, 하려는 의지가 크다"고 말했다.

최영필은 지난달 1일 1군 무대로 돌아왔다. 비시즌 KIA 입단이 늦어지면서 신고선수로 계약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정식선수 등록이 가능한 6월 전까지는 2군에서 몸을 만들어왔다.

1974년생인 최영필은 불혹의 나이에도 여느 젊은 선수 못지 않은 스태미너를 자랑한다. 선 감독이 최영필을 칭찬하는 이유가 있다. 베테랑답게 철저한 몸 관리를 통해 복귀를 준비해왔다.


1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프로야구 KIA와 두산의 주중 3연전 첫 번째 경기가 열렸다. 최근 10경기 성적은 두산 2승8패, KIA 7승3패를 기록중이다. KIA 최영필이 7회 무사 1,3루 위기에서 구원 등판해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차일목 포수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최영필.
광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4.07.01
실제로 1군에 오자마자 최영필은 필승계투조에 진입했다. 140㎞대의 직구를 뿌리며 거침 없이 승부한다. 불펜이 고민이던 KIA에 숨통을 틔워준 소중한 전력이다. 5일까지 13경기서 3승 5홀드 평균자책점 2.89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보내고 있다.


2군에서 보낸 시간이 최영필에게는 약이 됐다. 그는 "오히려 준비할 시간이 많아 다행이었다"며 뒤늦은 1군 복귀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2군에서 마무리투수로 뛰면서 필승조로서 갖춰야 할 감각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단순히 경기감각만 만든 게 아니었다. 최영필은 선 감독의 말대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아직도 140㎞대의 직구를 던질 수 있는 원동력이다. 나이가 들수록, 근력을 유지해줘야 몸의 밸런스도 무너지지 않는다. 밸런스가 무너지면 금세 부상이 오기 마련이다. 또한 근력을 키우면, 체력적인 부담도 감소되는 효과가 있다.

최영필은 2군에서 자신이 마무리로 뛰는 게 좋은 현상은 아니라며 머쓱해 했다. 그만큼 KIA의 팀 사정은 좋지 않다. 젊은 투수들의 성장은 더디다. 물론 이는 다른 팀에도 해당되는 얘기다. 좋은 투수를 발굴하기가 쉽지 않다. 많은 팀들이 계속 해서 경험 있는 선수를 찾고 있다.

젊은 선수들이 느끼는 바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분명히 오랜 시간 선수생활을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타고난 재능으로는 한계가 있다. 남들은 모르는 피 나는 노력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선 감독은 40대 선수들의 현역 생활에 대해 "훈련량이 젊은 선수들보다 배 이상 많다는 것"이라고 했다. 매년 부상으로 고전하는 KIA 선수들이 새겨 들어야 하는 말 아닐까. 돌아온 올드보이의 활약은 그 자체가 '메시지'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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