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가 곧 기회다'라는 격언이 있다.
삼성 라이온즈에 맞는 얘기인 듯. 삼성은 최근 셋업맨 안지만이 어깨 통증으로 2군에 내려가면 불펜진에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이 틈에 이수민이라는 새로운 유망주의 가능성을 봤다.
3-3 동점이던 6회말 2사 2루서 세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이수민은 박민우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이종욱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삼성이 7회초 이승엽과 나바로의 홈런 등으로 8-3으로 앞서자 이수민의 피칭은 계속됐다. 7회말엔 나성범, 테임즈, 이호준 등 무시무시한 NC의 중심 타선을 삼자 범퇴로 제압하는 놀라운 구위를 과시. 8회말 2사 만루 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박민우를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했고, 9회말에도 4사구 4개로 1점을 내줬지만 더이상 실점없이 경기를 끝냈다.
볼넷 6개에 사구 1개를 내준 것은 분명히 불안한 부분. 하지만 많은 위기속에서도 강력한 NC의 타자들을 상대로 단 1안타로 막아낸 것은 그만큼 배짱과 구위가 있다는 의미다.
류중일 감독이 경기후 "이수민을 자주 등판시키겠다"라고 한 것도 패전처리가 아닌 승리를 위한 카드로 쓰겠다는 뜻이다.
이수민은 "위기 상황에서 감독님께서 믿고 올려 주셨는데 위기를 막아 기분 좋다. 그리고 믿음에 보답한 것 같아 더더욱 기쁘다"고 데뷔 첫 승 소감을 밝히며 "볼넷을 많이 허용한 건 아쉽다. 마지막에 마음이 급했던 것 같다. 3번째 등판이었는데 점점 나아지고 있다. 조금씩 천천히 서두르지 않고 한 걸음씩 나아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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