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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공만 잘 던지는 투수가 에이스는 아니다. 팀의 연패를 끊어내거나, 불펜 소모가 클 때 긴 이닝을 막아주는 게 에이스가 해야 할 일들이다. 팀이 원하는 걸 호투로 이뤄내는 게 에이스의 역할이다.
에이스 들쭉날쭉한 피칭에도 두산 송일수 감독의 믿음은 여전했다. 구위나 기술적인 부분엔 문제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송 감독은 시즌 초 "본인이 마운드에서 흥분해서 컨트롤이 흔들리는 모습이 보인다. 멘탈적인 문제"라며 "마운드에서 여유가 없다. 원래 하던대로 빠른 공에 변화구를 섞어가며 완급조절을 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더라"고 밝힌 바 있다.
어느덧 한국무대 4년차. 송 감독은 니퍼트가 스스로 이겨낼 것으로 봤다. 그리고 그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지난 10일 잠실 삼성전에서 9이닝 2실점 완투승을 거둔 뒤로 페이스가 괜찮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3경기서 2승을 거뒀고, 모두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로 회복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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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퍼트는 이날 큰 키(2m3)에서 내리꽂는 직구에 힘이 있었다. 최고 구속 역시 150㎞를 훌쩍 넘겼다. 여기에 장기인 체인지업이나 슬라이더가 힘을 더했다. 직구가 살아나니, 구속과 궤적 변화가 심한 변화구도 힘을 얻었다.
니퍼트의 유일한 실점은 4회초 나왔다. 2사 후 히메네스에게 비거리 140m짜리 초대형 홈런을 맞았다. 몸쪽으로 151㎞짜리 직구를 바짝 붙였는데 높게 들어가면서 히메네스의 배트에 제대로 걸렸다.
하지만 이후 추가실점은 없었다. 4-1로 앞선 6회 1사 만루에서 박종윤을 유격수 앞 병살타로 잡았다. 물론 두산 유격수 김재호의 호수비가 뒷받침됐다.
6회까지 투구수가 107개로 많았던 니퍼트는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2사 후 문규현에게 8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안타를 맞긴 했지만 실점은 없었다. 니퍼트는 이날 122개의 공을 던지면서 홈런 1개 포함 6안타 2볼넷을 허용하고 탈삼진 5개를 기록했다.
니퍼트가 7회까지 막아준 덕에 두산은 8,9회를 막고 6대1로 승리할 수 있었다. 두산은 8회와 9회 윤명준(⅓이닝)과 이현승(⅔이닝), 오현택(1이닝)으로 막으면서 불펜 소모를 최소화했다. 타선은 11안타 6득점하며 15경기 연속 두자릿수 안타를 기록했다.
잠실=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