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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에게는 무언가 특별한 게 있다."
허샤이저가 류현진을 처음 본 건 미국 스포츠 전문 방송 ESPN의 해설위원으로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중계했을 때. 그는 "당시에는 현진이 다저스로 올 줄 몰랐지만, 좋은 선수였다는 것은 그때부터 이미 확실히 알았다"고 밝혔다.
이어 허샤이저는 "올 시즌의 현진은 분명 지난 시즌과는 달라졌다"면서 "그가 공을 던지는 모습만 보면 어떤 변화가 있는지 안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현진은 동료들과 더 편한 관계를 형성했고, 메이저리그 문화를 더 잘 이해한 채 경기에 임하고 있다. 이런 점이 경기력에 큰 변화를 준다"고 말했다.
허샤이저는 "나는 (현진처럼) 다른 나라에 간 것은 아니었지만, 오랜 시간 다저스에 있다가 클리블랜드로 갔을 때 현진과 비슷한 경험을 했다"면서 "그때의 나는 동료들과 친해지고, 새 환경에 적응하는 데 최소 반 시즌이 걸렸다. 메이저리그 안에서 팀을 옮겼는 데도 문화적 충격은 엄청났다. 그런 면에서 현진도 작년보다 올 시즌이 훨씬 더 편안해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류현진이 한층 더 팀에 적응하면서 기량을 잘 발휘할 수 있게 됐다는 뜻.
더불어 허샤이저는 1994년 처음 만난 박찬호와 작년에 본 류현진을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현진은 내가 본 아시아 선수 중 가장 여유 있고 성격이 느긋하다. 일본 선수를 포함해도 현진은 여유 있는 모습이 가장 돋보인다. 대부분 아시아에서 온 선수들은 필요 이상으로 자신이 변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모습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이어 허샤이저는 "현진은 이미 자신의 몸 상태는 물론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성공적인 투구를 할 수 있는지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며 "현진은 '이게 바로 나!'라는 식으로 자신의 스타일을 유지한다. 그와 달리 지금까지 내가 본 아시아 선수들은 필요 이상으로 자신을 바꾸면서 성과를 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선수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허샤이저는 류현진이 "지금 이대로라면 분명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진은 기교파 투수로서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 그는 공끝이 지저분한 슬라이더를 갈고닦으며 직구나 체인지업에 의존하는 빈도를 갈수록 줄이고 있다. 그래서 나는 그가 더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현진은 메이저리그 데뷔 후 겨우 두 세 경기 만에 자신이 메이저리그급 선수라는 걸 증명했다. 그가 구체적으로 극복해야 할 건 없다. 이제 현진에게는 꾸준한 모습을 보이는 일만 남았다"며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롱런을 확신했다.
LA=한만성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