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에서 감독이 심판의 애매한 판정에 강하게 항의를 하다가 퇴장을 당하는 장면을 종종 볼 수 있다. 코치가 석연찮은 심판 판정에 야유를 퍼붓다가 퇴장을 당해 덕아웃을 비우기도 한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거나 소속팀 선수들이 부진할 때 주로 이런 모습이 나온다. 팀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 의도적으로 도발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물론, 아무 근거없이 무작정 핏대를 세우지 않는다. 심판 판정에 대한 항의는경기의 일부이기도 하고, 코칭스태프에게 주어진 권리라고 볼 수 있다. 단순한 불만 표출을 넘어 여러가지 메시지를 담을 수 있다.
그런데 김응용 감독을 위시한 한화 이글스 코칭스태프를 보면, 마치 경기의 당사자가 아닌 구경꾼처럼 보인다. 오심 상황에서 선수는 펄쩍 뛰는데, 정작 감독과 코치는 물끄러미 지켜만 보고 있었다.
그런데 이 때 이영재 주심이 느닷없이 세이프를 외쳤다. 중계 화면을 보면, 김민성은 정범모에 막혀 홈 플레이트를 밟지 못했다. 송구 또한 확실히 빨랐다. 한화 선수들이 어이없는 판정에 항의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0-1로 뒤진 상황에서 오심으로 추가점수를 내준 한화는 결국 1대3으로 패했다.
|
강하게 항의를 한다고해도 판정 번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심판의 판정을 존중하는 자세도 분명히 필요하다. 그러나 한화는 최근 5년 간 4번이나 최하위에 그친 팀이다. 중위권으로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올 해도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반등을 위해서는 강력한 동기부여 내지 계기가 필요해 보인다. 차분하게, 점잔을 빼고,체면을 지키면서 관조하는 자세보다, 좀 더 의욕적이고 적극적인 모습이 필요하다.
많은 전문가들이 한화의 부진 원인을 진단하면서 선수들에게서 악착같은 모습, 의욕적인 플레이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한다. 이런 지적은 코칭스태프에도 해당될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