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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거칠 것 없는 기세가 무섭다.
5선발 요원인 정대현은 14일 SK전에서 5이닝 3안타 2실점의 호투로 생애 첫 선발승을 올렸고, 유희관은 15일 6⅔이닝 3안타 1실점으로 잘 던지며 지난 9일 삼성전 8실점의 악몽을 깨끗이 씻었다. 노경은이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지만, 5월 들어 두산 선발진은 9개팀중 가장 안정적인 모습으로 변모했다. "두산이 경쟁력이 좋다"는 것은 타선이 아닌 양과 질에서 수준이 높은 선발진 때문에 나온 말이다.
정대현과 경쟁할 다른 5선발 후보들도 현재 2군에서 컨디션을 가다듬고 있다. 지난달 24일 대전 한화전부터 선발로 보직을 바꿔 등판한 홍상삼은 이후 3경기에서 10이닝 동안 9실점하는 부진을 보인 끝에 지난 7일 1군서 제외됐다. 2군서 선발 수업을 착실히 받고 올라오라는 송일수 감독의 지시가 떨어졌다. 홍상삼은 지난 14일 NC 2군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안타 2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승리를 안았다. 송 감독은 홍상삼의 2군 피칭 내용을 보고 받고는 꽤나 만족스러워했다.
이렇게 되면 두산은 5선발 요원만 3명이 된다. 하나같이 컨디션이 오름세다. 송 감독은 조심스럽게 6선발 이야기를 꺼냈다. 이날 SK전을 앞두고 송 감독은 "당장은 아니지만 선발투수들이 모두 컨디션이 좋으면 6선발을 쓸 생각"이라고 밝혔다. 송 감독은 "지금은 화요일에 던지는 투수가 일요일에도 던진다. 그러나 6선발이 있으면 화요일에 던진 투수는 그 다음 화요일에 나설 수 있다. 투구수나 휴식일 등을 고려할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선발 왕국'이 된 두산의 즐거운 시나리오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