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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스리그 투수도 아시안게임에 가지 말란 법은 없지 않나."
조 감독은 취재진과 대화 중 올해 9월 열리는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 얘기가 나오자 "베스트 전력으로 꾸려야하는 것은 맞다"고 전제하면서도 "각 구단 안배 차원이 있다고 하면 우리 KT도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며 막내 구단 감독으로서의 애교 섞인 고충을 털어놨다. 물론, 1군에서 주전으로 뛰어도 대표팀에 선발되기 힘든 현실이다. 각 포지션 최고의 선수들로 대표팀이 꾸려질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2군 경기 만을 치르는 KT에서 대표팀 선수를 배출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와도 같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감독인 조 감독이 이 사실을 잘 모를리 없다.
조 감독은 "KT에서 딱 한 선수를 추천할 수 있다면 누구를 선택하겠느냐"라는 질문에 주저없이 "박세웅"이라고 답했다. 조 감독의 말에 따르면 박세웅을 처음 보는 순간부터 크게 될 재목임을 확신했다고 한다. 경기 전 만난 조 감독은 "신인들에게는 정말 힘든 훈련 스케줄이었다. 그런데 하루도 빠지지 않고 정말 열심히 하더라"라고 했다. 특히, KT가 야심차게 선발한 투수 심재민 유희운 등이 수술, 훈련 부족 등으로 처지는 사이 박세웅이 홀로 고군분투하는 모습에 조 감독이 마음을 빼았겼다. 조 감독은 "기본 자질 뿐 아니라 성실한 모습에 지난해 12월 일찌감치 '저 녀석이 무조건 개막전 선발'이라고 마음을 먹었었다"고 밝혔다. 실제, 박세웅은 지난 1일 벽제 경찰청구장에서 열린 경찰청과의 2014 시즌 퓨처스리그 개막전에 선발등판했고, 정확히 1주일 뒤 열린 SK와의 홈 개막전에도 다시 선발로 등판하는 영광을 누렸다.
조 감독은 마지막으로 "우리 박세웅좀 잘 지켜봐달라"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사실 아시안게임 선발 얘기는 희망사항이었을 것이다. 조 감독은 KT의 미래를 짊어질 어린 에이스 투수의 자존심을 살려주고 싶었다. 19세 투수를 위한 베테랑 감독의 눈물겨운 홍보였다.
수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