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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구를 참아낸다는 것,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유인구를 참아낸다면 좋은 공을 상대할 기회가 많아지고 걸어나갈 확률도 높다. 한화 이글스 김회성은 8일 창원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7회 중월 솔로홈런을 날리며 결승타를 기록했다. NC 선발 찰리를 상대로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 147㎞짜리 높은 직구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시즌 2호 홈런.
물론 이 한 경기 가지고 김회성을 믿을만한 타자로 인정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이날 경기가 한층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김회성은 원래 많은 기대를 받고 입단한 유망주다. 키 1m90, 몸무게 92㎏의 건장한 체격을 자랑하는 김회성은 지난 2009년 신인드래프트서 1차 지명을 받고 한화에 입단해다. 하지만 2009~2011년까지 3년간 1군 68경기서 타율 1할1푼7리, 2홈런의 성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해 결국 경찰청에 입대하게 됐다. 경찰청에서 그는 조금씩 기량 성장을 이루게 된다. 2012~2013년, 두 시즌 동안 2군서 173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2리, 25홈런, 122타점을 올렸다. 특히 2012년에는 18개의 홈런을 치며 2군 북부리그 홈런왕에 올랐고, 2013년에는 공을 골라내는 능력을 크게 키우며 284타석에서 삼진을 45개로 줄였다.
김회성이 지난해 가을 경찰청 복무를 마치고 복귀하자 김응용 감독은 그를 눈여겨 보기 시작했다. 듬직한 체구에 파워와 공을 맞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김회성의 약점은 수비였다. 올초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서 김 감독은 직접 그라운드로 나가 김회성의 3루 수비를 지도하며 애정을 쏟기도 했다. 개막 엔트리에 포함된데 이어 주전 3루수로 발탁됐다는 것이 김 감독의 기대치를 말해준다. 타순도 8번에서 7번으로 올랐다.
김회성은 "경찰청에서 경험을 쌓았지만, 1,2군은 투수가 다르다. 타석에서는 그냥 맞힌다는 생각이다. 코치님들도 부담없이 하라고 하신다"면서 "경기를 하면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는데, 안되는 상황에서 홈런을 쳐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다. 수비도 잘 되고 있다. 요즘에는 야구가 점점 재미있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