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넥센 윤석민 친정 두산에 트레이드 화풀이쇼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4-04-02 05:55


트레이드는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서로 만족한 트레이드라고 해도 결과에 따라 이익과 손해가 발생한다.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는 지난해 11월 26일 장민석(장기영)과 윤석민을 맞바꿨다. 두산은 장민석을 데려와 이종욱이 떠난 외야의 부족한 부분을 채웠고, 넥센은 거포 유망주를 영입해 지명타자와 대타요원을 보강했다.

그리고 둘의 첫 맞대결서 넥센이 크게 웃었다. 윤석민은 1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홈 개막전에서 역전 그랜드슬램을 쏘아올리며 자신을 내친 두산에 비수를 꽂았다.

윤석민에겐 두산이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 2012년 홈런 10개를 치면서 가능성을 보인 윤석민은 지난해 팔꿈치 부상과 부진으로 21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리고 외국인 타자가 들어오면서 입지가 더욱 줄어들었고, 두산은 외야 보강을 위해 그를 트레이드 카드로 썼다.

1일 경기전에 만난 윤석민은 "친정팀이라고 더 신경쓰이는 것은 없다. 그냥 상대팀이라고 생각하고 경기를 하겠다"고 말한 뒤 "그래도 경기에 나서면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 같기는 하다"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새롭게 두산 사령탑이 된 송일수 감독과는 지난해 2군에서 함께 지냈다. "작년에 팔꿈치가 좋지 않았는데 송일수 감독님께서 많이 배려해주셨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송 감독은 윤석민의 얘기를 취재진에게서 들은 뒤 "우리말고 다른 팀하고 할 때 잘하면 좋겠다"며 농담으로 제자의 활약을 바랐다.

장민석은 "이상하다"고 했다. 지난해까지 자신의 차로 출근했던 목동구장. 이번엔 잠실에서 구단버스를 타고 왔다. "내 차 타고 오던 곳을 버스를 타고 오니 기분이 이상했다"며 친정팀 방문 심정을 말했다. 훈련전에 염경엽 감독과 코칭스태프, 옛 동료들과 인사를 했다는 장민석은 "감독님, 코치들 모두 함께 선수생활을 했던 선배들이다. 많이 신경써주셨는데 잘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했다.

윤석민은 친정팀에 좋은 성적을 올리는 '친정로이드'를 제대로 맞은 듯. 두산을 무너뜨렸다. 1회말 첫타석에서 유격수앞 땅볼로 물러났지만 이후 계속해서 강력한 힘을 보였다. 1-3으로 뒤진 3회말 1사 1루서 좌중간의 텍사스성 안타로 1,3루의 찬스를 이었고, 5회말에는 1사 1,2루서 좌익선상의 안타로 1타점을 올렸다. 그리고 3-3으로 팽팽했던 6회말 2사 만루에서 극적인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두산 홍상삼을 상대로 볼카운트 1B1S에서 3구째 148㎞의 높은 직구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이날 4타수 3안타 5타점. 자신의 데뷔 후 첫 만루포에 개인 최다 타점 기록을 세웠다. 상대가 두산이었기에 더욱 뜻깊은 기록이다.

반면 장민석은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 빠져 초반 벤치를 지켰다가 3-7로 뒤진 7회초 1사후 대타로 출전해 송신영과 맞상대를 했다. 결과는 2루수앞 땅볼 아웃. 9회초에도 2루수앞 땅볼로 물러나 친정을 상대로 안타를 뽑아내지 못했다.


경기후 윤석민은 "최고의 날이다"라며 기쁨을 표시. "(홍)상삼이가 제구가 좋지 않아 직구만 노려 친다는 생각을 했다. 타이밍이 잘 맞았다"며 홈런친 상황을 얘기한 윤석민은 "친정을 상대로 경기하니 묘한 기분이 들었는데 더 잘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트레이드 잘했다는 소리를 듣도록 열심히 하겠다"라며 각오를 밝혔다.

앞으로 둘의 성적에 따라 트레이드에 대한 평가는 달라질 것이다. 개막 초반. 일단 넥센이 윤석민을 잘데려왔다.
목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2014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개막 경기가 1일 목동야구장에서 펼쳐 졌다. 넥센 윤석민이 6회 역전 만루 홈런을 날리고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올시즌 두산에서 넥센으로 옮긴 윤석민은 친정팀에 비수를 꽂았다.
목동=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2014.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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