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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용규 최진행이 수비가 돼야 하는 이유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4-04-02 13:12 | 최종수정 2014-04-02 13:12


한화는 외국인 타자 펠릭스 피에가 공수주에 걸쳐 활용도가 높아 경기 운영이 한층 수월해졌다. 그러나 시즌초 중심타선이 들쪽날쭉해 고민이 깊다. 대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밥상은 차려졌다. 주워 담는 일만 남았을까.

한화 이글스는 지난 겨울 대대적인 전력 보강을 통해 타선의 짜임새를 한층 높였다. 누구도 넘보지 못했던 FA 정근우와 이용규를 데려왔고, '5툴 플레이어' 펠릭스 피에라는 외국인 타자를 영입했다. 역대 최강의 테이블세터를 구축한 셈이다. 최근 5년간 4번이나 최하위에 그쳤던 한화로서는 선수 한명 한명이 소중하다. 전력의 핵심을 이룰 타자를 3명씩이나 데려왔으니 기대가 높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거기에서 그칠 일은 아니다. 중심타선이 허약하다.

한화는 1일 대전에서 삼성을 맞아 홈 개막전을 치렀다. 선발 유창식이 호투한 덕분에 7회까지 5-2의 리드를 잡을 수 없었다. 하지만 8회 수비때 2사 1,2루서 마무리 송창식이 삼성 김상수에게 2타점 3루타를 허용해 4-5로 추격을 당했고, 9회 송창식이 또다시 박석민과 최형우에게 연속타자 홈런을 내줘 경기를 놓치고 말았다. 불펜진 불안이 홈 개막전의 즐거운 무대를 그르쳤다.

그 이전 공격에서도 아쉬움이 컸다. 타선이 찬스에서 1~2점을 더 뽑았다면 다른 일이 될 수도 있었다. 4번타자 김태균은 이날 5번 타석에서 들어서 볼넷을 2번 얻었고, 타격 기회에서는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아니나 다를까. 삼성 투수들이 좋은 공을 줄 리가 없었다. 2회와 8회 두 차례 기회에서 그는 고개를 숙였다. 3-0으로 앞선 2회말에는 볼카운트 3B1S에서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4-5로 한 점차로 추격을 당하던 8회에는 2사 만루에서 삼성 사이드암스로 심창민에게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지난달 30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개막전서 4대2로 승리할 당시 김응용 감독은 "이겼지만, 찬스에서 더 도망갔어야 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공격에서는 점수를 많이 뽑을수록 좋다. 예를 들면 스코어 2-1과 5-1은 경기운영이 다르다. 중심타선이 강한 삼성과 넥센, KIA는 이런 부분에서는 걱정이 거의 없다. 올시즌 외국인 타자가 3년만에 등장했는데, 삼성과 넥센, KIA는 중심타선에 외국인 타자를 포함시키지 않았다. 삼성의 나바로는 2번 또는 7번을 치는 경우가 많다.

하루빨리 전력이 정비돼야 한다. 마운드에서는 부상자가 없지만, 타선에서는 이용규와 최진행이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이용규는 왼쪽 어깨 수술후 지난 겨울 피땀을 흘리며 재활을 실시해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됐다. 최진행 역시 무릎 수술을 후 착실하게 재활을 받아 복귀 시점이 당초 전망마다 빨라졌다. 그러나 똑같이 외야수인 두 선수 모두 현재 수비는 할 수가 없다. 어깨 또는 무릎이 정상이 아니면 제대로 송구를 할 없고, 타구를 따라가기도 힘들다.

그런데 지명타자를 두 명을 쓸 수는 없는 노릇이니 한 명은 벤치를 지킬 수 밖에 없다. 두 선수는 덕수정보고 동기이다. 이용규는 "내가 됐든, 진행이가 됐든 수비가 돼야 지명타자를 제대로 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시즌 초 한화로서는 어찌해 볼 도리가 없는 상황이다. 이상적인 포지션은 이용규가 외야수로 나가고 최진행이 5번 지명타자를 맡는 것이다. 피에, 김태균, 최진행으로 이어지는 클린업트리오라면 해볼만한 수준이다. 타선의 구성이 아직 완벽하지 않은 한화로서는 최진행의 복귀가 시급한 실정이다.
대전=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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