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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민 트라이아웃, ML 팀들의 의도는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4-02-02 11:13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윤석민이 최근 샌프란시스코와 볼티모어 스카우트들을 상대로 트라이아웃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민의 계약이 지연되는 이유는 주요 FA 선발들이 많이 남아있는데다, 그의 부상 경력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개막이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윤석민의 거취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윤석민의 계약이 지연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굵직한 FA 선발 투수들이 아직 시장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우발도 히메네스, A.J. 버넷, 브론슨 아로요, 어빈 산타나, 제이슨 하멜, 배리 지토, 에릭 베다드, 크리스 카푸아노, 폴 마홈 등 줄잡아 10명 안팎의 쓸만한 선발투수들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윤석민의 순서는 이들보다 뒤다. 게다가 윤석민은 지난해 어깨 부상 경력이 있어 계약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베이징올림픽 등 국제무대에서 윤석민의 활약을 지켜봤던 구단들이 선뜻 계약에 나서지 못하는데는 그만한 배경이 있는 것이다.

윤석민은 여전히 선발 보직과 메이저리그 계약 보장을 원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 언론 보도에서 윤석민에게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한 팀으로 보스턴 레드삭스와 미네소타 트윈스가 언급됐다. 하지만 미네소타는 아직 윤석민측과 직접적인 접촉을 아직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스턴은 윤석민을 구원투수 정도로 평가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그러나 ESPN 출신의 유명 칼럼니스트 피터 개몬스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미네소타와 보스턴이 윤석민에게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전하는 등 현지 언론은 윤석민의 메이저리그 입성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미국 스포츠전문 매체인 SB 네이션은 2일(한국시각) '윤석민이 최근 볼티모어와 샌프란시스코 스카우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어바인 캠퍼스에서에서 트라이아웃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윤석민은 약 30개의 불펜피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라이아웃은 보통 부상 경력이 있거나 신인급 선수를 대상으로 실력을 평가하기 위해 구단들이 여는 일종의 테스트 무대다. 선수가 나서서 구단들에게 일정을 알려주고 트라이아웃을 개최하는 경우도 있다. 이번 윤석민의 경우는 구단들의 요청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볼티모어와 샌프란시스코도 윤석민에게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트라이아웃 자체가 해당 선수의 몸상태와 실력에 대한 '불확신'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윤석민이 두 구단으로부터 원하는 조건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미 맷 케인, 매디슨 범가너, 팀 린스컴, 팀 허드슨, 라이언 보겔송 등 선발진 구성이 끝난 상황이다. 볼티모어도 댄 듀켓 부사장이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금 베테랑 선발투수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듯, 현재 A.J. 버넷과의 계약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즉, 두 팀 모두 윤석민을 '보험용' 이상으로는 여기는 것 같지는 않다.

SB네이션은 '미네소타와 보스턴이 윤석민에게 관심을 보인 팀으로 알려져 있으나 적어도 그 이상 4팀이 확실한 계약 조건을 제시했기 때문에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하면서도 '윤석민은 미국에서 선발로 던지고 싶어하지만, 어깨 부상 경력이 있어 불펜으로 보직이 바뀔 필요도 있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배리 지토(36)의 경우 최근 몇년 동안 부상과 부진으로 인해 이번에는 마이너리그 계약을 감수해야 할 지도 모른다. 이제 겨우 28세인 윤석민이 마이너리그 계약을 제시받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선발 보직과 다년 계약을 보장받으려면 여러 걸림돌을 헤쳐나가야 한다. 낮은 몸값 또는 불펜 보직을 받아들이지 않을 거라면 쉽지 않은 과정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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