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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의 욕심은 끝이 없다. 새 구단주 그룹의 막대한 지원 속에 개막엔트리 기준 연봉 총액 1위를 기록했던 다저스가 2014시즌 대대적인 전력보강에 나섰다. 훌륭한 데뷔 시즌을 보낸 루키 류현진에게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가장 큰 이유는 다나카 영입시 '출혈'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선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무작정 돈을 쓰지 않는다. 원소속팀으로부터 퀄리파잉 오퍼(재계약 제안)을 받았던 선수를 데려가려면,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뺏기게 된다. 예외조항도 있다. 성적 하위 10개팀은 이런 FA 영입 시에도 지명권을 뺏기지 않는다.
하지만 다저스는 FA 영입에 나설 경우, 미래를 뺏길 수밖에 없다. 1라운드 지명권은 물론, 슬롯 머니(드래프트 지명순위에 따른 보너스 한도액)마저 줄게 된다. 신인드래프트에서 운신의 폭이 크게 좁아지는 것이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선 유망주들을 키워 쓰는 팀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월드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한 세인트루이스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장기적으로 스카우트 전략을 구축해 팀을 재건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모두가 지명권 상실을 두려워하고 있다.
다저스는 이런 출혈이 전혀 없는 다나카 영입에 사력을 다할 것이다. 그리고 트레이드를 통한 전력 보강도 노리고 있다. 벌써부터 미국 언론에서 탬파베이의 좌완 데이빗 프라이스(28)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프라이스는 올시즌 부상 여파로 10승8패 평균자책점 3.33에 그쳤지만, 빅리그 2년차였던 2009시즌부터 5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올린 검증된 왼손투수다. 특히 지난해엔 20승5패 평균자책점 2.56으로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탬파베이는 다저스 같은 빅마켓 구단이 아니다. 유망주들을 잘 키워내 좋은 성적을 거둬도 치솟는 연봉 부담 때문에 선수를 내보내는 경우가 많다. 프라이스는 2년째 연봉조정 자격을 얻었다. 연봉 상승시 불가피하다. 그리고 2015시즌 뒤엔 FA 자격을 얻는다. 감당 못할 것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처분하고 미래를 도모하는 게 낫다.
프라이스 역시 "과거 다른 선수들처럼 나 역시 트레이드될 가능성이 높다. 이곳이 좋지만, 어디까지나 비즈니스 문제"라며 트레이드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다.
프라이스의 경우, 다저스의 용단이 필요하긴 하다. 현재 유망주들의 출혈이 불가피하다. 다른 구단과 경쟁에 붙을 것이기에 다저스로서도 상대가 원하는 카드를 내놓아야 한다. 하지만 구단주 그룹 교체 이후 새 판을 짜고 있는 다저스는 전임 구단주 시절에 뽑은 유망주들을 일부 정리할 가능성이 있다.
만약 다나카와 프라이스 모두 다저스 유니폼을 입는다면, 류현진의 선발순서는 어떻게 될까. 일단 다저스는 계약기간이 종료된 좌완 크리스 카푸아노의 내년 시즌 옵션 행사를 포기했다. FA 자격을 얻은 리키 놀라스코와의 결별도 예정된 수순이다. 부상으로 올시즌을 통째로 날린 조시 베켓이나 채드 빌링슬리의 경우, '예비용 카드'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와 잭 그레인키의 원투펀치에 이어 프라이스와 다나카가 선발로테이션에 들어온다면, 류현진은 5선발로 밀릴 가능성도 있다. 물론 다저스가 둘의 영입에 모두 성공했을 때 가능한 시나리오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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