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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를 통합 3연속 챔피언으로 이끈 특급 마무리 오승환(31)이 해외로 진출하는 건 시간 문제다. 선택만 남았다. 일본이냐 메이저리그냐.
오승환은 해외 진출에 대한 분명한 기준을 갖고 있다. 금전적인 대우와 보직 둘다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메이저리그를 선택할 경우 어이없는 포스팅 금액이나 불확실한 보직을 제안할 경우에는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보직의 경우 클로저(마무리)로 못박을 수는 없지만 셋업부터 출발을 원한다. 셋업은 클로저 바로 앞에 던지는 불펜 투수를 말한다. 셋업의 경우는 마무리가 흔들릴 경우 바로 마무리로 승격될 수 있다. 오승환의 최종 목표는 빅리그 클로저다.
그럼 현재 상황에서 오승환의 몸값은 어느 정도 선일까.
한국 선수 중 일본 진출 시 최고 대우는 2년전 오릭스와 계약한 이대호였다. 기간 2년에 7억엔(약 76억원) 이상을 보장받았다. 오승환은 이대호의 그 기록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첫 해 연봉이 최소 4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승엽은 10여년 전 지바 롯데와 2년 5억엔, 김태균은 지바 롯데와 3년 7억엔 계약을 하고 일본에 진출했었다.
전문가들은 "결국 한신과 요미우리가 오승환을 두고 경합을 벌일 것이다. 자금력이 좋은 소프트뱅크도 무시할 수 없다. 이들이 오승환을 데려가는 데 삼성 구단에 줄 이적료도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다"고 말한다.
오승환이 메이저리그를 선택할 경우 일본 진출과 달리 포스팅을 거쳐야 한다. 지난해 류현진이 했던 것 처럼 똑같은 절차를 밟아야 한다. 오승환이 받을 연봉에 앞서 포스팅 금액이 진출에 관건이 될 수 있다. 오승환과 삼성 구단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 정도의 적은 포스팅 금액이라면 곤란한 상황이다. 삼성 구단은 구체적으로 최소 포스팅 금액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오승환도 자신의 포스팅 금액이 어느 정도일지 궁금한 상황이다. 메이저리그에서 받을 수 있는 연봉은 일본 진출의 경우 보다 더 높을 수 있다.
불펜 투수가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경우는 드물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오츠카 아키노리가 2003년말 샌디에이고와 계약할 때 포스팅 금액이 30만달러였다. 하지만 10년이 흘렀고 선수들의 몸값이 폭등한 상황에서 포스팅 금액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
해외 전문가들은 오승환의 포스팅 금액을 500만달러(약 53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그런데 이 금액은 더 올라갈 수 있다. 오승환에게 관심이 있는 양키스, 보스턴 등은 서로 눈치를 보고 있다. 상대 구단에서 포스팅 금액으로 얼마를 제시할 지 살핀다. 1년 전 류현진이 포스팅했을 때도 그랬다. 메이저리그 구단들 사이에선 1700만~2000만달러 얘기가 돌았다. 그러다 LA 다저스가 파격적으로 2573만달러를 제시하면서 류현진을 낚아채 갔다.
일부에선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이 일본에서 오승환의 연봉을 끌어올리는 반사 효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오승환은 지난 1일 끝난 2013년 한국시리즈에서 5경기에 등판, 1패3세이브 평균자책점 1.23을 기록했다.
그는 2005년부터 올해까지 9년의 정규시즌 동안 통산 평균자책점 1.69, 28승13패277세이브11홀드를 기록했다. 5번(2005~2006년, 2011~2013년)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제패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