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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력의 박병호 40홈런 정말 가능할까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3-09-30 09:48 | 최종수정 2013-09-30 09:49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3 프로야구 경기가 29일 목동구장에서 열렸다. 1회말 2사 1루 넥센 박병호가 좌월 2점 홈런포를 친 후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목동=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3.09.29/

9월 30일 현재 123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2푼1리, 36홈런, 112타점. 올시즌 전 경기에 4번 타자로 출전 중인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27)의 시즌 막판 홈런 페이스가 뜨겁다. 첫 3할 타율에 2년 연속 홈런-타점왕을 눈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2년 연속 정규시즌 MVP 수상도 사실상 확정적이다. 그만큼 경쟁자를 찾아보기 어려운 독보적인 활약이다.

최근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거포 부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지난해까지 최근 2년 간 30홈런 정도만 때리면 홈런왕에 오를 수 있었다. 20개를 넘기면 거포 소리를 듣는 상황이다. 야구의 꽃인 홈런의 감소는 야구 특유의 재미를 반감시킬 수 있다. 더구나 올해는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블라디미르 발렌틴이 일본 프로야구 한시즌 최다홈런(55개)과 아시아 홈런기록(56개)을 깨트리며 크게 화제가 됐다. 상대적으로 국내 프로야구의 홈런 기록이 초라해 보일 수밖에 없었다.

이제 정규시즌 남은 경기는 5게임. 박병호에게 40홈런을 기대하는 팬들이 많다. 박병호 또한 "지금같은 컨디션이라면 40홈런도 가능할 것 같다"고 한다. 박병호는 2010년 이대호 이후 3년 만에 40홈런을 때릴 수 있을까.

먼저 남은 일정부터 살펴보자. 히어로즈는 NC 다이노스와 2경기, SK 와이번스, KIA 타이거즈, 한화 이글스와 각각 1경기씩 남겨놓고 있다. 5경기 모두 원정경기다. 기록만 보면 나쁘지 않다. 이들 네 팀과의 경기에서 전체 홈런의 절반이 넘는 19개의 홈런을 뽑았다. 특히 KIA전 15경기에서 8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강한 면모를 보였다. NC와 SK를 상대로 각각 4개, 한화전에서 3개를 쳤다.

그런데 원정구장 기록을 보면 조금 다른 그림이 나온다. SK전에서 기록한 4홈런을 모두 인천 문학구장에서 때렸는데, NC의 안방 마산구장에서는 단 1개의 홈런도 없다. 박병호가 올시즌 상대 8개 팀의 메인 홈구장에서 홈런을 터트리지 못한 곳은 마산구장이 유일하다.

최근 타격 페이스는 더할나위 없이 좋다. 지난 3월에 1개의 홈런으로 시작한 박병호는 4월 3개, 5월와 6월 각각 5개씩 뽑았다. 7월에 8개를 신고한 그는 8월 들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3 프로야구 경기가 29일 목동구장에서 열렸다. 1회말 2사 1루 넥센 박병호가 좌월 2점홈런포를 치고 홈인하며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목동=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3.09.29/
어 3개로 주춤했다. 여름 무더위에 다소 지친 듯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박병호는 9월들어 페이스를 끌어올려 18경기에서 11개를 기록했다. 9월 타율이 시즌 통산 타율을 상회하는 3할5푼3리다. 9월 들어 8경기에서 대포를 가동했다. 타격 컨디션만 놓고 보면 최상이라고 볼 수 있다. 또 히어로즈가 포스트 시즌 진출을 확정한 가운데, 마지막까지 순위싸움을 하고 있는 것도 박병호의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 박병호 특유의 몰아치기 홈런 또한 기대를 높인다.

그러나 남은 경기 수가 너무 적다. 아무리 타격감이 좋다고 해도 5경기 4홈런은 쉽지 않다. 시즌 막판이기에 상대팀의 유망주 투수가 나올 수도 있지만, 최근 박병호의 홈런 타격감을 의식해 집중 견제할 가능성이 높다. 포스트 시즌 탈락팀 입장에서 시즌 막판 승패가 중요하지 않다고 해도, 투수들은 본능적으로 강한 타자를 피하게 된다. 정면승부를 회피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박병호 또한 홈런을 의식해 무리를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양준혁 SBS 해설위원은 "5경기에서 1~2개는 모를까, 4개는 어렵다. 박병호가 안 좋았던 8월 타격폼을 보면 상체가 앞으로 쏠리면서 홈런이 주춤했는데, 하체 이동이 지금보다 조금 더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내년에는 40홈런, 그 이후에는 50홈런까지 가능하다고 본다. 스윙이나 스윙에 힘을 싣는 능력은 박병호를 따라올 타자가 없다"고 했다.


지금까지 국내 프로야구에서는 10명의 선수가 13차례 한 시즌 40홈런 이상을 기록했다. 이승엽이 3번, 심정수가 2번, 장종훈 우즈 로마이어 샌더스 스미스 박경완 페르난데스 이대호가 각각 1번씩 때렸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박병호 월별 홈런수

월=경기=홈런

3월=2=1,

4월=19=3

5월=22=5

6월=22=5

7월=17=8

8월=23=3

9월=18=11

※9월 30일 현재

◇박병호 잔여경기 상대팀 및 원정구장 성적

NC=14경기=0.326 4홈런=마산구장 6경기 0.250 홈런없음

SK=15경기=0.333 4홈런=문학구장 7경기 0.407 4홈런

KIA=15경기=0.298 8홈런=광주구장 7경기 0.269 3홈런

한화=15경기=0.292 3홈런=대전구장 7경기 0.304 2홈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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