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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의 신축구장을 놓고 대립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창원시가 '2라운드 전쟁'으로 돌입할 전망이다.
창원시는 신축구장 건립 예산(1280억원) 중 일부 국비 지원을 받기 위해 안전행정부에 지방재정 투융자 심사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 3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심사를 요청했지만 모두 재검토 판정을 받았다.
창원시는 지난 1일 3차 심사를 요청했고, 10월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2차 심사에서는 야구장 규모가 커 이를 축소할 것과 기존 마산구장 수익시설 유치, 신규 야구장 수지전망을 재검토할 것을 지적받았다.
창원시가 3차 심사도 통과하지 못하면 내년 3월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2016년 상반기 새 야구장을 완공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된다. 이번 3차 심사는 NC 신축구장의 운명이 걸린 것이다.
그만큼 창원시로서는 3차 심사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창원시는 진해구장을 강행하려 하고, KBO는 강력 반대하자 3차 심사가 미묘한 신경전의 소재로 떠오른 것이다.
창원시가 먼저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KBO가 지난 24일 창원시의 진해구장 강행을 정면 반박하는 자체 타당성 보고서를 발표하자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
창원시 새야구장 건립사업단의 이용암 단장은 "KBO가 창원시의 진행중인 진해구장 건립 행정절차에 대해 자꾸 이의 제기하고 부정적인 여론을 조성하면 곤란하다. 만약 3차 심사에 영향을 끼친다면 KBO에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안행부가 KBO와 창원시가 원만하게 합의하지도 않은 진해구장 건립사업에 대한 국비 지원을 결정하기에 앞서 자꾸 잡음이 불거지면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는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자 KBO가 발끈하고 나섰다. "투융자 심사는 정부와 지자체의 공적 업무다. 여기에 사적 기관인 KBO를 왜 끌어들이느냐"면서 "다른 공무원 모두를 붙잡고 물어봐도 투융자 심사 결과는 지자체 책임이 있다고 한다"고 반박했다. KBO는 창원시가 신축구장 규모를 축소한 것도 약속을 어긴 것이지만 이것까지 문제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신축구장의 입지(진해)가 문제라는 것이다.
사실 KBO는 NC가 창원시의 진해구장을 수용할 경우 막을 방법은 없다. 그래서 창원시가 진해구장 강행 방침을 바꾸지 않는 이상 진해구장 건립사업이 자연스럽게 무산되는 것이 차선책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KBO는 3차 심사에서 현재 들끓고 있는 창원시의 신축구장 논란이 반영되기를 바라고 있다. KBO 관계자는 "우리가 정부가 하는 일에 어떻게 개입할 수 있겠나. 다만 안행부가 3차 심사를 할 때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사업인 만큼 KBO와의 원만한 합의를 거친 뒤 다시 제출하라'는 조건을 붙이거나 진해구장의 문제점을 면밀히 살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결국 3차 심사를 통과시키려는 창원시와 이를 막고 싶은 KBO의 치열한 신경전은 불가피하게 됐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