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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염경엽 감독에게 아픈 상흔이 된 그 1경기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3-09-22 19:42


22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롯데와 넥센의 경기가 열렸다. 5회말 무사 1루서 넥센 박병호가 롯데 유먼에게서 좌중월 2점 홈런을 친 후 덕아웃에서 염경엽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지난 20일 KIA전 이후 2경기 만에 터진 시즌 33호 홈런으로 비거리는 무려 130m.
목동=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09.22.

"두고두고 아쉬울 것 같습니다."

치열했던 4강 윤곽이 드러나면서 이제 올 시즌도 서서히 막을 내리고 있다. 팀별로 10경기 내외를 남긴 상황.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적인 LG나 넥센의 선수나 코칭스태프, 팬들로선 감회가 남다를 것이다. 21일 현재 LG는 2승, 넥센은 4승만 더 보태면 다른 팀의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자력으로 4강을 확정짓게 된다. LG는 지난 2002년 이후 무려 11년만에, 넥센은 2008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맛보는 '가을야구'이다.

특히 넥센의 감격은 더욱 크다. 대기업 계열사 팀이 아닌 스폰서를 영입해 운영하는 야구 전문 기업으로 창단을 했지만, 초반 주력 선수를 다른 팀에 팔아 운영을 한다는 혹독한 비난을 받았던 팀이기에 더 그럴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이름값이 떨어지는 염경엽 감독을 과감히 기용한 첫 시즌에 4강에 합류했으니, 기쁨은 배가 됐다. 염 감독은 초보답지 않게 숱한 위기에도 불구, 큰 무리수 없이 팀을 꾸준히 조련시키며 한 시즌을 운영했다. 정규리그가 128경기나 되다보니 승패에 대해 크게 일희일비하지 않은 것도 염 감독의 특징이었다.

그런 그에게도 21일 목동 삼성전은 무척 아쉬웠나보다. 5회까지 5-4로 앞서 있었지만 6회 중견수 이택근의 실책이 빌미가 돼 무려 4실점을 헌납하며 역전패를 당한 것. 만약 이날 승리를 했다면 1위 삼성, 2위 LG와 각각 1.5경기차를 유지하며 더 높은 순위를 노려볼 수 있는데다 시즌 팀 최다인 7연승의 행진을 이어갈 수 있었기에 염 감독의 아쉬움은 더욱 컸다.

3위와 4위는 큰 차이가 없는 반면 2위 이상을 차지한다면 플레이오프에 바로 직행할 수 있기에 어드밴티지는 상당하다. 염 감독은 "2위 이상을 노려볼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가 되는 경기였기에 두고두고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올 시즌을 마치고도 계속 기억이 날 경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택근의 실책이 아닌 투수 교체 타이밍을 놓친 자신을 탓했다. "경기를 하다보면 실책도 나온다. 이를 질책할 생각은 전혀 없다"는 염 감독은 "에이스 나이트를 믿었다. 만약 이 경기가 포스트시즌 중이었더라도 선택은 비슷했을 것이다. 어쨌든 책임은 나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단 오는 28일 LG, 29일 두산전까지 치르면 2위 이상에 도전할 수 있을지 아닐지에 대한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지금까지처럼 무리수를 둘 생각은 없다. 그렇다고 평소처럼 한다는 것이 승리에 대한 욕심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미 4강 진출을 거의 확정지으며 시즌 전 목표는 이미 달성했다. 더 욕심을 부려볼만하지만 팀의 전력을 잘 알고 있기에 무리는 하지 않겠단다. 그런 가운데 21일 경기의 패배는 초보 감독에게 잊지 못할 상흔이 됐다. 과연 이 1경기가 넥센의 최종 순위에 어떤 영향을 줄지 궁금하다.
목동=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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