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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외면한 '팬심'에 어떻게 답할 것인가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3-09-22 13:31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1일 3년 연속 600만 관중 돌파 보도자료를 냈다. 그 가운데 9개 구단별 관중 현황이 있다. 롯데 자이언츠가 전년 대비 41% 관중이 감소했다. 8개팀 중 가장 큰 폭이다. 지난해 이맘 때 홈 평균관중(2만1248명)에 비해 올해는 평균관중이 8000여명 준 1만2616명으로 조사됐다. 한마디로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2013프로야구 경기가 13일 마산종합운동장 야구장에서 열렸다. NC의 마산구장은 올 시즌 37경기만에 여섯 번째 만원 관중을 기록했다.
마산=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07.13/
부산 야구팬들이 롯데 구단에 크게 실망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롯데는 최근 몇 년간 최고 인기 구단으로 자리매김했다. 한 시즌 100만 관중 돌파는 당연해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홈 6경기를 남기고 홈 관중이 73만1707명에 그쳤다. 80만명 돌파도 어려운 상황이다. 4강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진 요즘엔 사직구장을 찾는 관중이 경기당 9000명이 채 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롯데의 홈 관중 감소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분석했다. 관중이 줄면 구단 수입이 줄 수밖에 없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롯데는 올해 관중이 지난해에 비해 50만명 정도 감소하게 된다. 평균 객단가를 8000원(추정) 정도로 잡았을 때 약 입장권 판매액이 40억원(추정) 정도 줄 수밖에 없다.

만약 롯데 자이언츠가 모 그룹인 롯데그룹의 든든한 후원을 받지 않는 야구 전문기업이었다면 큰 타격을 받았을 것이다. 롯데 구단의 한 해 예산은 300억원(추정) 남짓 된다. 그중 입장권 판매로 인한 수익이 수십억원 감소할 경우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물론 한해 매출액이 수십조원에 달하는 롯데그룹의 우산 아래에선 300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하지만 구단 경영진은 이탈하는 팬심을 가볍게 볼 수 없다. 관중 감소는 바로 구단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2008년 한 국내 잡지의 조사결과, 구단 가치가 1102억원이었다. 8개팀 중 가장 높았다. 팬들의 발길이 계속 끊어질 경우 롯데 구단의 가치가 더 올라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롯데는 시즌 초반 관중 감소 현상이 나타났을 때 별다른 조치를 할 수가 없었다. 부산 인근 창원에 9구단 NC 다이노스가 생기면서 홈팬이 다소 옮겨갔다. 지역 경기침체가 심각했다. 팀의 주축을 이룬 홍성흔(두산)과 김주찬(KIA)이 떠나면서 팬들이 볼 스타가 없어졌다는 불만을 토로했다. 롯데는 팀 경기력이 올라가 성적이 잘 나올 것을 기대했다. 팀 성적과 관중 추이는 정비례할 때가 많다. 결과적으로 롯데의 팀 성적은 4강과는 멀어졌다. 시즌 초반 줄었던 관중 감소폭은 그대로 유지됐다. 최근엔 평균 관중이 더 줄었다.

전문가들은 롯데 구단이 성남 팬심을 돌리기 위해 좀더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2013시즌이 끝나면 FA가 되는 포수 강민호를 꼭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1년 전 홍성흔과 김주찬을 잡지 못했을 때 팬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강민호 마저 놓칠 경우 팬들의 실망감은 더 클 것이다. 홍성흔과 김주찬을 보낸 후 이번 시즌 4강에 올랐더라면 구단의 판단이 맞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4강이 멀어보이는 지금에선 롯데의 선택이 옳았다고 보기 어렵다.

또 일부에선 롯데가 관중을 끌어모으기 위해선 타선의 화력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한다. 외국인 타자 호세나 가르시아 같은 가공할 파워를 갖춘 거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올해 같은 홈런 가뭄으로는 볼거리 면에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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