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SK가 레이예스를 영입했다고 발표할 때만해도 많은 구단이 놀라움을 표했다. 대부분의 구단들이 군침을 흘리고 영입을 시도했던 인물. 그때마다 메이저리그만을 목표로 두고 고개를 흔들었던 그가 갑자기 SK로 오게 됐으니 놀라울 수밖에.
분명 타자들이 치기 까다로운 구위를 가지고 있다. 피안타율이 2할5푼3리로 좋은 편. 하지만 들쭉날쭉한 제구력이 발목을 잡는다. 볼넷이 81개로 LG 리즈(82개)에 1개 뒤진 2위다. 9이닝 당 볼넷이 4.53개로 외국인 투수 중 가장 많다.
계속 좋지 않으면 망설임없이 교체를 생각하겠지만 분명 좋은 공을 가지고 있는 것이 미련을 갖게 한다.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공이 달라지는 것이 아쉽다. 8이닝 동안 볼넷이 하나도 없을 때도 있지만 4이닝에 7번이나 걸어나가게 하는 날도 있었다. 에이스로서의 믿음을 갖게 하기는 부족한 면이 있다. 퀄리티 스타트가 14차례다. 전체 10위. 1위인 유먼(롯데)나 찰리(NC)의 22회에 비하면 크게 떨어진다.
시즌 초반 낯선 한국무대에서 긴장감을 가지고 던지다가 어느정도 적응하면서 한국 야구를 쉽게 본 것이 아니냐는 평가도 있다.
왼손 투수가 150㎞ 이상의 강속구를 던지는 것은 분명 매력적이다. 하지만 들쭉날쭉한 피칭을 보는 것이 불안하기도 하다. 내년에도 레이예스를 볼 수 있을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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