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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체절명이다. 묘한 매치다. 그래서 흥미롭다.
삼성과 넥센이 올시즌 가장 중요한 길목에서 만났다.
삼성은 20일 경기일정이 없어 쉬고 있었지만 선두였던 LG가 패한 틈을 타 승차없는 1위를 탈환했다.
그 사이 넥센은 파죽의 6연승을 달리며 삼성에 1.5게임 차까지 따라붙었다.
하필 이런 시기에 삼성을 만난 것이다. 삼성과 넥센은 올시즌 이전과 다른 경쟁 관계를 보여주며 묘하게 얽히고 설켰다.
지난 시즌에는 삼성이 상대전적에서 13승6패로 압도적인 우위였다. 하지만 올시즌 들어서는 6승1무8패로 역전을 당했다.
넥센 입장에서는 이번에 치르는 정규리그 마지막 맞대결에서 우세를 그대로 유지해 선두 진입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반면 삼성은 올시즌 넥센 때문에 고전했던 악연을 조금이라도 털어내야 포스트 시즌에 찜찜하지 않을 수 있다.
삼성과 넥센이 선발로 내세운 카드도 흥미롭다. 삼성은 배영수, 넥센은 나이트를 출격시켰다.
공교롭게도 '모순의 대결'이 됐다. 양팀 선발 모두가 '킬러'임을 자부하는 에이스들이다.
13승으로 삼성 마운드 최고 성적을 내고 있는 배영수는 올시즌 넥센전에 2차례 선발 등판해 전승을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8.10으로 잘 막아낸 것은 아니지만 타선의 도움이 컸고, 운도 따랐다.
나이트 역시 '삼성 킬러'다. 올시즌 4차례 삼성전 선발 등판에서 3승을 챙겼다. 평균자책점은 1.30으로 배영수보다 든든한 모습이다.
희한하게 삼성 타자들이 나이트를 만나면 솜방망이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았다. 배영수의 호투에 앞서 삼성 타선이 '나이트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게 관건이다.
서로 최고의 방패를 내세운 삼성과 넥센. 1위 자리를 두고 펼쳐지는 정규리그 마지막 대결에 누가 웃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