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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쌍곡선이 명확했다.
흔들린 노경은 & 완벽한 김광현
1회부터 노경은은 좋지 않았다. 선두타자 조동화에게 우선상 2루타를 맞았다. SK는 정근우의 희생번트와 최 정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허용했다. 2회에서는 2사 이후 임 훈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한 뒤 정상호에게 초구 144㎞ 가운데 높은 패스트볼을 던져 투런홈런을 허용했다. 찰나의 방심과 완벽하지 않은 제구력이 만들어낸 집중타.
이날 김광현은 전성기 시절 이상의 투구를 보여줬다. 좌우 코너워크가 완벽했고, 승부구를 확실하게 잡아넣었다.
1회부터 그런 모습을 보였다. 1사 이후 민병헌을 볼넷으로 보냈다. 그리고 들어선 타자는 대한민국 최고의 컨택트 능력을 자랑하는 김현수.
2B 2S 상황에서 김광현이 던진 공은 148㎞ 바깥쪽 꽉 차는 패스트볼. 김현수가 스탠딩 삼진을 당할 만큼 완벽한 공이었다. 그리고 4번 타자 오재일마저 삼진.
막강타선을 자랑하는 두산은 5회 양의지가 우월 1루타를 칠 때까지 단 하나의 안타도 뽑아내지 못했다. 이날 유일하게 위기를 맞은 5회 최 정의 수비실책으로 1사 1, 3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이종욱을 병살타로 처리하며 돋보이는 위기관리능력까지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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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은의 구위는 나무랄데가 없다. 항상 지적받는 것은 효율성이다. 너무나 뛰어난 공의 위력에 비해 경기내용은 그렇게 뛰어나지 못하다. 제구력의 불안도 있지만, 가장 많이 지적받는 부분은 투구의 강약조절이다. 그의 주무기는 패스트볼과 포크볼, 그리고 슬라이더다. 모두 타자들에게 비슷하게 느껴지는 강한 구종들이다. 때문에 상대타자들은 타이밍을 잡기가 상대적으로 쉬워진다. 때문에 실투가 들어가면 장타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커브를 많이 던지라고 한다. 그래야 투구 직전 파워포지션을 형성하거나 상대 타자를 혼란스럽게 하는데 매우 유리해진다"고 했다. 실제 노경은이 커브가 효율적으로 들어갈 경우 호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날 김광현이 이 부분을 실천했다. 이날 김광현이 106개의 총 투구수 중 강약조절을 위해 던진 커브는 11개. 주로 카운트를 잡기 위해 들어간 공에 두산 타자들은 타이밍 싸움에 혼란을 겪었다. 물론 김현수에게 던진 공이 손에 빠져 포수가 잡을 수 없는 커브를 던지기도 했다. 그러나 유효적절한 시점에 들어간 커브로 자신의 주무기인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위력을 더욱 가중시켰다.
또 하나는 승부구를 더욱 강하게 던졌다는 점이다. 2S 이전 패스트볼은 대부분 143~148㎞ 사이였다. 하지만 삼진을 잡기 위해 던지 2S 이후 패스트볼은 148㎞ 이상의 좌우 꽉찬 공이 들어왔다. 컨트롤도 제대로였다. 이날 김광현은 6⅔이닝 1피안타 5탈삼진. 노경은은 5이닝 5피안타 4실점.
두 투수는 너무나 위력적인 공을 가지고 있지만, 기록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두 파워피처에게 맞는 나름의 강약조절을 더욱 단련할 필요가 있다. 인천=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