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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의 저주, '시카고 컵스' 임창용 돌직구 美언론도 '깜짝'

이유나 기자

기사입력 2013-09-05 07:39


염소의 저주. 시카고 컵스 임창용이 빅리그에 입성했다. 그의 거침없는 입담은 여전했다. 바로 저주와 100년을 얘기했다. 스포츠조선DB

'염소의 저주'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임창용(37)은 시카고 컵스에 대해 뭘 알고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을 받았다. 임창용은 두 가지를 얘기했다. 하나는 '저주'였고, 다른 하나는 '100년'이었다.

저주는 메이저리그에서 유명한

'염소의 저주'를 얘기하는 것이다. 100년은 컵스가 100년 이상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지 못하고 있는 걸 말한다.

염소의 저주는 1945년 컵스 팬 빌리 사이아니스가 자신의 염소를 데리고 리글리필드에 입장하려다 거부당하자 컵스 구단에 악담을 퍼부었고 이후 컵스는 월드시리즈 우승과 인연이 없었던 것이다. 컵스는 1909년 월드시리즈 마지막 우승 이후 아직까지 월드시리즈 정상에는 오르지 못하고 있다.

임창용은 평소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얘기하는 편이다. 이번에도 그랬다. 컵스하면 누구나 떠오르는 염소의 저주와 100년 이상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지 못한 걸 알고 있었고 그걸 말했다.

그는 5일(이하 한국시각) 전격적으로 메이저리그로 승격했다. 임창용은 종전 엔트리 확대 때는 이름이 포함되지 않았다. 시카고 컵스 구단이 젊은 선수들을 대거 콜업했다. 내년을 기약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컵스는 시원치 않았던 우완 마이클 보든을 지명할당 처리하는 대신 임창용을 트리플A 아이오와 컵스에서 콜업했다. 임창용은 트리플A 1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79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지난 6월말 루키리그를 시작으로 싱글A, 더블A, 트리플A까지 차례로 밟고 올라왔다. 마이너리그 전체 성적은 21경기 등판, 평균자책점 1.61을 기록했다.

임창용은 5일 홈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마이애미전에서 불펜 대기했다. 컵스가 9대7로 역전승했다. 임창용에게 등판기회는 돌아가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데뷔를 다음으로 미뤘다.

그는 경기 전 인터뷰에서 "(지난해말) 메이저리그 몇몇 팀에서 나에게 관심을 보였다. 내가 컵스를 선택한 것은 재활하는데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임창용은 지난해말 컵스와 스플릿 계약을 했다.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에 있을 때 조건이 다른 계약이었다. 당시 임창용은 오른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상태였다. 그는 지난해 6월말 일본 야쿠르트 스왈로즈 시절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시즌 종료 무렵 구단으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그는 일본의 다른 구단으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았지만 미련없이 메이저리그 도전으로 마음을 굳혔다. 임창용의 말 처럼 3~4개 구단이 그에게 관심을 보였고 컵스를 선택했다. 컵스는 수술을 한 임창용이 다시 마운드에 설 수 있도록 재활 치료와 훈련에 최대한 시간을 주겠다고 했다. 임창용은 지난 1월부터 애리조나주 메사에서 재활 훈련을 해왔다. 그리고 6월말 마운드로 돌아와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2개월여 만에 빅리그로 올라왔다.

등번호는 12번을 단다. 빅리그 경기에 나설 경우 한국인 역대 14번째 메이저리거가 된다. 컵스는 오는 10일부터 신시내티와 원정 3연전을 갖는다. 임창용과 타자 추신수(신시내티)의 맞대결이 펼쳐질 수도 있다. 컵스는 이번 시즌 남은 기간 동안 류현진의 LA 다저스와 맞대결 일정은 없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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